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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타임스] [논설실의 서가] 무병장수 꿈이 우리 발등을 찍었다   
작성자 : 도서출판 부키 등록일 : 2019-08-13 조회수 : 27845  
 [논설실의 서가] 무병장수 꿈이 우리 발등을 찍었다


건강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부키 엮음 
 

콜레스테롤 정상치는 1969년에 260이었다. 그런데 점점 내려가더니 오늘날엔 230이 되었다. 기준치를 10 정도 내릴 때마다 콜레스테롤 약을 먹는 사람은 1000만명씩 늘어난다고 한다. 당연히 제약회사의 매출은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오늘날 우리는 생활방식만 잘 관리하면 더 젊고,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살 수 있다고 약속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헬스케어와 웰니스산업을 보자. 노화를 질병이자 적으로 규정하면서 건강과 젊음을 돌려주겠다고 유혹한다. 때로는 불안을 조장하거나 협박한다. 자신들이 제시하는 규칙과 조언만 잘 따르면 누구나 '성공적 노화'를 이룰 수 있다고 장담한다. 그사이 온 사회는 건강과 장수에 강박적으로 집착하게됐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과 근거가 과연 옳은지는 제대로 검증된 적이 없다. 

이 책은 '건강 열풍'의 숨은 진실을 폭로한다. 이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로 우리를 안내한다. 저자는 병원과 의료계 현장으로 뛰어들어 예방의학이 무병장수를 보장한다는 약속이 정말인지 샅샅이 돌아본다. 또 피트니스센터 등을 찾아 안티에이징의 비법을 제공한다는 그들의 프로그램과 제품이 실제로 효력이 있는지 살핀다.  

건강과 장수를 위해 반드시 해야하다고 믿은 것이 오히려 삶을 망가뜨리고 죽음을 굴욕적으로 만들고 있다. 언제부터 생로병사가 이토록 부자연스럽고 불편한 일이 되어 버렸는가? 무병장수의 꿈이 우리의 발등을 찍은 셈이다. 사회비평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 질문에 답함으로써 삶과 죽음의 경이로움과 경외감을 우리에게 되돌려 준다. 노화와 죽음은 두려움에 떨 정도의 암울한 일은 아니다. 삶의 유한함을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마주하라. 영원히 젊게 살겠다는 미련을 버리고 하루 하루를 소중히 여기면서 즐기면 된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또는 어떻게 나이 들고 죽어갈 것인지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놓쳐선 안될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원문 보기]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9071702102269061001&ref=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