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 사랑일까

결혼하면 사랑일까

불륜에 숨겨진 부부관계의 진실

저자 : 리처드 테일러 / 역자 : 하윤숙
분야 : 인문/교양
출간일 : 2012-04-06
ISBN : 9788960512139
가격 : 13,800원

철학자가 왜 불륜에 대한 책을 썼을까?   이 책은 불륜을 다루고 있다. 불륜이라는 일탈적인 소재에 눈길이 먼저 가지만 그 전에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리처드 테일러는 미국의 철학자다. 철학자가 불륜을 주제로 책을 쓴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최근 영미에서 활발하게 논의되는 덕 윤리학(virtue ethics)의 중심에 있다. ···

책소개

불륜에 숨겨진 부부관계의 진실

철학자가 왜 불륜에 대한 책을 썼을까?
 
이 책은 불륜을 다루고 있다. 불륜이라는 일탈적인 소재에 눈길이 먼저 가지만 그 전에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리처드 테일러는 미국의 철학자다. 철학자가 불륜을 주제로 책을 쓴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최근 영미에서 활발하게 논의되는 덕 윤리학(virtue ethics)의 중심에 있다. 덕 윤리학은 간단히 말해 칸트에서 시작된 보편적인 의무로서의 도덕(morality)이 가진 편협성을 비판한다. 개인이 추상적인 규범에 종속되는 것에 반대하고 공동체에 기인한 윤리를 주장하는 것이다. 리처드 테일러는 그의 다른 저서 『Good and Evil(선과 악)』의 마지막 장에서도 시시포스 신화를 통해 ‘욕구 충족’을 삶의 의미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그에게 불륜은 ‘인간 삶의 아주 중요한 일’이다. 결혼 제도의 맹점과 인간의 본성, 불륜의 엄청난 파괴력 등 불륜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은 우리의 행복과 직결되는, 덕 윤리학자의 입장에서 도저히 팔짱 끼고 방관할 수 없는 사안들이기 때문이다. 그는 불륜을 비난하거나 인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불륜을 이해하고 불륜의 파괴적인 여파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집필 의도를 밝히고 있다. 이 책은 1982년에 『Having Love Affairs』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간되었고 1990년, 1997년 두 차례에 걸쳐 개정판(『Love Affairs』)이 나왔다. 단순히 불륜이 아니라 인간의 욕구와 결혼이라는 제도 사이의 갈등을 다룬 독보적인 책으로 30년 넘게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불륜은 부도덕하지 않다?
 
무엇보다 저자는 불륜이 ‘부도덕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파격적인 주장이다. 이 때문에 책이 출간되기 전부터 미국 사회에서 종교 지도자, 페미니스트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반발을 예상했음에도 그가 꺼내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바로 여기에 본문의 수많은 불륜 사례를 꿰뚫는 저자의 인간에 대한 통찰이 드러난다. 어떤 사람들은 모든 사람이 일부일처제를 똑같이 지키길 바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가능하지도(인간의 본성에 비추어) 바람직하지도(결혼으로 불행한 삶을 보면) 않다. ‘살인하지 말라’고 한다고 살인이나 전쟁을 막을 수 없는 것처럼 ‘간음하지 말라’고 한다고 불륜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적합한 대상자를 골라 인터뷰했는데, 남자와 여자의 불륜 동기에 근원적인 차이가 있기는 해도 어떤 경우든 성적 쾌락만을 얻으려고 불륜을 저지르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불륜의 뿌리는 어린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예를 들어 지나치게 엄격한 종교 교육, 애정 없는 부모 등이 그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배우자의 무관심 등이 자존심(ego, 남자의 경우)이나 자부심(vanity, 여자의 경우)을 채워주지 못할 때, 즉 남편이 ‘지루하고’ 아내가 ‘차갑게’ 여겨진다고 표현하듯이 일상적인 욕구를 돌아보지 못할 때가 대부분이다. 간단히 말해 불륜을 저지르는 남자를 흔히 ‘바람둥이’나 ‘돈 후안’이라고 부르며 그릇된 이미지를 고착시키지만 실제로는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따로 정해진 것이 아니다.   
 
불륜이 결혼을 망치는 게 아니다?
 
그리하여 불륜을 살피는 과정에서 오히려 더욱 또렷해지는 것은 바로 결혼생활, 부부관계이다. 이 책도 결혼의 의미를 묻는 데서 시작한다. 결혼은 분명 인간이 진정 행복한 삶을 지속적으로 누리기 위한 가장 단단한 토대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결혼한 사람은 행복하다거나 결혼이 행복에 이르는 확실한 길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현실에서는 결혼으로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이 더 많아 보인다.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사랑하는 부부는 매우 드물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결혼을 ‘유지’한다. 많은 종교 지도자와 ‘가족의 가치’를 내세우는 사람들이 이를 옹호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제도가 아니다. 가령 결혼식은 올렸지만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다면? 그래도 결혼이라고 할 것이다. 불법 체류를 위해 위장결혼을 했다면? 누구도 결혼이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결혼의 본질을 이루는 것은 사랑으로 이어진 강한 유대 관계이며 나아가 결혼한 사람의 행동이 도덕적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도 오직 이뿐이다. 결혼생활에서 ‘정조’를 중요하게 여기지만 비록 성관계가 아니더라도 부부 사이에는 수없이 많은, 오히려 더 심각한 배신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본문의 인용문을 보면 불륜 사례들은 일상적인 부부의 모습에서 비롯된다. 이 모습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기에 불륜 때문에 결혼생활이 끝나는 게 아니라 이미 ‘끝난’ 결혼이 불륜으로 이어진다는 말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불륜에도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불륜이 부도덕하지 않다’ ‘불륜이 결혼을 망치는 게 아니다’에 이어 저자가 불륜 당사자와 그 배우자들에게 주는 규칙 또한 일반적인 생각과 다르다. 첫 번째 규칙을 보자. ‘염탐하거나 몰래 뒤를 캐지 말라’이다. 불륜은 명백히 배신이지만 염탐 또한 엄밀한 의미에서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이다. 저자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성적인 배신이 일어났다고 해도 부부관계가 껍데기만 남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배우자에게 온 마음을 다하는 사람도 불륜에 휩싸일 수 있다. 이때 배우자가 위와 같은 행동을 하게 되면 상황은 불을 보듯 빤하게 파멸로 이어진다. 한쪽이 자아존중감에 상처를 입고 나면 결코 치유되지 않으며 손상된 결혼생활은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
저자는 이에 앞서 남성과 여성의 성적 차이를 설명한다. 생물학적으로 보아도 남성은 일 년에 100명의 자녀를 볼 수 있는 충동과 신체적 조건에 있는 반면 여성은 일 년에 한 명의 자녀만 낳아 기를 수 있다. 다시 말해 남성은 일부다처제적 충동을 억누르고 사는 존재이다. 이는 대부분의 남성이 여성과 달리 낯선 사람에 대한 성적 충동을 느낀다는 사실에서도 엿볼 수 있다. 따라서 남자는 자신의 성적 능력(성기의 크기, 발기의 지속)에 우스워 보일 정도로 집착한다. 반면에 여성은 이와 달리 자신에 대한 평가, 즉 남자가 자신의 특별한 재능이나 장점에 관심을 보여주길 간절히 원한다. 하지만 남자들은 이런 사실에 대부분 무심하다.
불륜 당사자들에게도 규칙은 필요하다. 좋게 시작한 관계가 꼭 나쁘게 끝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쁜 이별은 불륜 사실을 폭로하는 ‘복수’ 등 걷잡을 수 없는 파멸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혼외 관계의 연인은 먼저 ‘상대의 욕구를 알아야 한다.’ 단순한 성욕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말하는 것이다. 이런 욕구 충족의 관점에서만 세상의 모든 예비 연인들의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사랑을 이해할 수 있다. 또 둘만으로 이뤄진 관계이므로 정직해야 하고, 두 사람의 관계를 다른 사람에게 과시하거나 자랑하지 말아야 하며 최후통첩을 날려서는 안 된다.

<차례>
 
머리말, 1990
머리말, 1997
 
1. 서론
2. 인터뷰 진행 과정
3. 결혼의 의미
4. 사랑과 결혼
5. 불륜에 대한 이해
6. 불륜 관계의 윤리적 문제
7. 정조
8. 치명적 유혹
9. 남성과 여성
10. 불륜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11. 허영심과 성
12. 불륜의 발전
13. 눈빛에 담긴 언어
14. 남편과 아내, 연인이 지켜야 할 규칙
15. 감정과 관련된 규칙
16. 욕구 충족
17. 혼외 관계에서 지켜야 하는 정조
18. 이혼
 
에필로그: 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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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소개

저자 : 리처드 테일러

Richard Taylor, 1919~2003
미국의 철학자. 브라운 대학, 컬럼비아 대학, 로체스터 대학에서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형이상학 분야에 많은 기여를 했으며 덕 윤리를 열렬히 옹호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저서로는 『형이상학』이 있으며 그 밖에 『행동과 목적』 『선과 악』 『덕 윤리학』 『자존심의 회복』 『자유, 무정부, 법』 등이 있다. 알베르 카뮈처럼 시시포스 신화를 바탕으로 삶의 의미를 짚어보는 글을 쓰기도 했다.

역자 : 하윤숙

서울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폰더 씨의 실천하는 하루』 『자동차의 역사』 『블랙 라이크 미』 『슈퍼 히어로 미국을 말하다』 『선의 탄생』 『카이로스: 이기는 설득을 완성하는 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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