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 육아

슬로우 육아

수천 년 육아 역사에서 찾은 자녀 교육의 해답

저자 : 헤르베르트 렌츠 폴스터 / 역자 : 신홍민
분야 : 가정/교육/아동
출간일 : 2013-01-25
ISBN : 9788960512825
가격 : 13,800원

“기존의 자녀 교육서를 완전히 뛰어넘는 책이다.” - 독일Familie& Co.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누리는데 왜 상담소를 찾는 아이들은 점점 늘어날까?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고민은 시작된다. 버릇없는 아이로 키우는 것은 아닐까? 일관성 없이 대하는 것은 아닐까? 일찌감치 한계를 설정하는 것이 ···

책소개

수천 년 육아 역사에서 찾은 자녀 교육의 해답

“기존의 자녀 교육서를 완전히 뛰어넘는 책이다.” - 독일Familie& Co.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누리는데
왜 상담소를 찾는 아이들은 점점 늘어날까?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고민은 시작된다. 버릇없는 아이로 키우는 것은 아닐까? 일관성 없이 대하는 것은 아닐까? 일찌감치 한계를 설정하는 것이 좋을까? 나는 왜 타이거 마더처럼 아이들에게 좀 더 엄격하지 못할까? 아이 소질에 맞게 잘 계발시켜 주고 있는 걸까?
부모들은 자녀 교육서를 통해 조언도 얻지만 불안도 함께 얻는다. 이래라 저래라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는 책들을 보며 참으로 혼란스럽다. 도대체 누구의 말을 따라야 하는 걸까?
우리는 오랫동안 늘 새롭고 세련된 이론에 맞춰 아이들을 실험해 왔다. 하지만 아이들은 수천 년에 걸쳐 이어진 발달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한마디로 ‘준비된’ 존재들인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독일 소아과 의사이자 교육심리학자 헤르베르트렌츠폴스터는 오랜 기간 아동 발달 과정이 인간의 성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하여 연구해 왔고 그에 대한 논문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책은 그 연구를 바탕으로 쓰였고 출간되자마자 독일 사회를 뜨겁게 달구면서 화제가 되었다. 저자는 수많은 교육서가 확산시키는 두려움에 단호히 대처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시대가 변하고 문화가 바뀌어도 아이들을 기르는 원칙에는 공통분모가 있다”며 부모들이 안고 있는 대표적인 고민들을 하나하나 풀어 가면서 수천 년간 이어온 아이의 본질에 바탕을 둔, 새로운 자녀 교육의 방향과 속도를 제안한다.


 
부모의 불안을 먹고 사는 육아 불안 사회
 
부모는 자신의 선택에 의해 아이의 인생이 달라지거나, 시의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해 아이가손해볼까봐 전전긍긍한다. 그래서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새로운 이론이 나타나면 아이를 실험용 토끼처럼 실험한다.
또한 아이의 모든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조기에 아이 문제에 개입하여 해결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대부분 아이의 행동은 발달 과정 중에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오히려 부모가 아이의 자연스러운 욕구를 억지로 거스르면 아이의 발달은 방해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부모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하는 기업 마케팅과 조기에 교육받지 못하면 아이가 사회에서 낙오될 수 있다는 분위기를 조장하는 ‘육아 불안 사회’에도 문제가 있다. 아이를 안거나 업고 다니는 것보다 과학적으로 설계된 유모차에 태워야 한다거나, 아이의 지능지수를 높이기 위해 모차르트 음악을 들어야 한다는 말들이 사실은 모두 근거 없는 무책임한 말에 불과하다는 것이 최근의 연구 결과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육아와 교육에 대한 다양한 이론과 주장이 존재하지만대부분은 증명할 수 없거나 증명되지 않는 오류이기 때문에 좀 더 비판적인 시각으로 사회적인 흐름을 바라보아야 한다. 결국 아이들의 인생은 부모의 영향력이나 특정한 방법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아이는 ‘누구’인가?
 
아이의 기질에 따라 양육하라, 아이의 감정을 코칭하라, 문제 행동 이면의 심리를 파악하라, 아이의 생활 습관을 교정하라…. 오늘날 자녀 교육서는 눈에 보이는 현상에 집중하여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의 발달 시기와 속도에 따라 그때그때 필요한 정보를 찾으며 임기응변식 육아를 하게 된다. 당연히 일관된 양육도 어려워진다. 이러한 방법은 아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아이들의 행동과 발달은 임의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오랜 역사 속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한 여러 가지 도전에 대한 해결책을 스스로 찾으며 발달해 왔다. 그리고 오늘날의 아이들에게도 그러한 역사가 본능으로 내재돼 있다. 오늘날의 아이들과 과거의 아이들이 많은 측면에서 거의 차이가 나지 않거나, 환경이 다른 곳에 사는 아이들이 비슷하게 발달하는 것도 역시 이 때문이다. 그리고 부모들이 이해할 수 없는 아이의 행동도 사실은 발달에 꼭 필요한 과정일 때가 많다. 이유 없이 고집을 부리고 떼를 써서 부모와 한창 기싸움을 하는 ‘미운 3살’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생후 18개월이 지난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보면 어떤 방식으로 단절에 대비하는지 알 수 있다. 지퍼를 대신 잠그려고 하면 아이들은 갑자기 “안 돼!”라고 하면서 화를 낸다. 이는 좋은 현상이다. 아이들이 발작적으로 거부 의사를 내뱉는 것 같지만 그것은 분명한 예고며 정확한 행동이다. 고사리 같은 손의 움직임이 능숙해지고 감각이 단련되고 신체가 강해지려면 아이들은 가급적 많은 것을 실제로 직접 해 봐야 한다. 아이가 갑자기 고집을 부리지 않으면 누가 지퍼를 잠가 주겠는가? “내가 할 거야!” 하고 크게 소리치는 행동을 통해서 아이는 모든 것을 자기보다 훨씬 잘하는 어른들로부터 자신의 발달 공간을 보호하는 것이다. - 36쪽
 
저자는 아이의 행동이나 현상에 집중하는 양육법에서 벗어나 아이의 본성과 본질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날의 많은 문제는 아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자연스러운 본능을 거스르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수면 치료나 심리 치료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오늘날 부모들이 독립심을 길러 주기 위해 하루 빨리 교정하려고 하는 행동인 아이들을 업거나 안는 것, 보채는 대로 자주 젖을 주는 것, 소리 내어 울 때마다 반응을 보이고 어르는 것도 과거에는 아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정상적인 과정이었다. 아이는 안전한 어른 곁에서 자고 싶을 때 자면 됐다. 오늘날처럼 자는 법까지 배울 필요는 없었다.
 
소아과 의사들의 진단에 따르면 20여 년 전부터 ‘수면 장애’를 겪는 아이가 갈수록 늘고 있고 또 그 연령대도 어려지고 있다. 그로 인해 ‘수면 치료’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거기엔 간단한 이유가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아이들이 거쳐 온 진화의 역사가 바로 그 이유다. 아이가 혼자서 잠드는 것은 인류 역사의 진행 과정에서 형성된 아이들의 발달 프로그램과 맞지 않는다. 물론 위에서 언급했듯이 아이의 잠에 대해 조언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와 다른 주장을 내세운다. 어린아이가 안전하게 잠들 수 있는 장소는 친밀한 성인의 옆자리뿐이었다. 가까운 과거까지도 그랬다. 오늘날에도 아이들은 이런 ‘본능’을 자기 안에 갖고 있다. 몇 천 년 전에 인간은 사냥을 하고 식물과 열매를 수집하는 위험한 생활 방식에서 벗어났다. 그럼에도 오늘날 아기들은 역사를 거쳐서 물려받은 감각을 가지고 삶을 시작한다. 혼자 자는 것이 학습 목표가 된 것은 불과 몇 세대 전의 일이다. - 46~47쪽
 
또한 아이는 혼자가 아닌 많은 사람들 곁에서 도움을 받아야 비로소 독립적인 아이로 자랄 수 있었다. 가까운 어른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충분히 보호 받는 환경 속에서 오히려 자신의 능력을 더 잘 펼칠 수 있었다. 오늘날 부모들이 아이에게 주입시키고 싶어 하는 독립심, 자존감, 사회성, 회복력은 부모나 전문가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것이었다. 오늘날 한정된 관계, 학습을 위한 놀이, 부모의 지나친 개입과 아이 발달을 고려하지 않은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는 아이들은 성적이 좋을지는 몰라도 창의력이 부족하고 독립적이지 않거나 사회성이 높지 않은 어른 아이로 커 가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허상에 속고 있는지도 모른다. 독립이 인간의 발달에서 실제로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자기 자신만을 의지하거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존재가 되는 것을 의미할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야생 고양이에게는 독립이 발달의 목표일지 모른다. 하지만 인생의 성패가 집단의 자원을 이용할 수 있는 능력에 달린 호모 사피엔스는 그렇지가 않다. 인간에게 독립은 “고속도로에서 멋대로 달리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 능숙하게 교류하는 능력에 근거를 둔다. 독립의 본질은 관계를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만들어 가는 데 있다. - 60~61쪽
 
아이에겐 다른 아이들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오늘날 발달심리학에서는 놀이를 발달의 근원적인 출발점으로 여긴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사고의 가능성을 최대한 확장하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아이들이 노는 것을 살펴보면 한 가지 놀이에서도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로 규칙을 세우고 역할을 정하고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가장 중요한 정신적 능력의 토대를 만든다. 놀이와 학습 사이에는 사실상 아무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오늘날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놀이’마저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은 부모가 지켜보는 놀이터에서, 부모의 가르침대로 놀이를 학습한다. 부모들은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놀다가 싸우고 다치는 것을 걱정하지만 진정으로 위험한 것은 아이가 유년기 내내 어른들에게 강요당하고 밀려나고 끌려 다니는 것이다. 어른들이 개입하는 순간 아이들은 선천적으로 주어진 발달 능력을 발휘될 수 없다.
 
아이들은 스스로 만든 놀이를 통하여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자기 자신을 옹호하는 법을 알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보살핌만 받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어린 시절에 자발적으로 그리고 풍부하게 상상력을 발휘하며 놀지 못한 아이는 훗날 더 조바심을 내고 주눅이 들고 의기소침해진다. 이 사실은 40년 동안 6,000여 명의 유년기를 연구한 정신과 의사 스튜어트 브라운(Stuart Brown)에 의해 알려졌다. 오늘날에는 ‘모든 것을 다 갖춘’ 아이들이 점점 더 많이 아동 심리학자들을 찾아와 치료를 받는다. 이유는 단 하나, 진정한 의미의 유년기를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 100쪽
 
또한 아이들은 다양한 나이대의 아이들과 함께 놀 때 육체적, 정신적, 정서적으로 더욱 성장한다. 오늘날에는 아이들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서 비슷한 나이대의 아이들만 만나게 된다. 하지만 나이가 같은 아이 집단에서는 천편일률적인 사회적 경험밖에 하지 못한다. 비슷한 발달 수준, 비슷한 경험을 통해 한정된 세계에서 생활하게 된다. 어떤 아이는 발언을 하고 어떤 아이는 발언하지 못한다. 어떤 아이는 리더가 되고 어떤 아이는 리더가 되지 못한다. 아이의 캐릭터는 쉽게 고착되고 이 구조가 계속되면 성인이 된 이후까지도 영향을 받는다.
 
두 아이에게 공을 하나 준다고 가정하자. 둘 다 네 살배기라면 오래 놀지 못할 것이다. 한 아이는 공을 올바른 방향으로 던지지 못할 것이고, 한 아이는 공을 잡는 솜씨가 서툴 것이다. 결국 두 아이는 금방 발달의 한계에 부딪힌다. 그런데 한 아이가 네 살이고 한 아이는 일곱 살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럴 때는 두 아이 모두에게 이익이 발생한다. 네 살짜리가 서투르게 던진 공은 일곱 살짜리에게 도전이 된다. 그리고 일곱 살짜리 아이는 네 살짜리가 잡을 수 있도록 공을 똑바로 던질 수 있다. - 79쪽 
 
나이가 다양하게 섞인 학급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은 과목 내용의 40%까지를 자기들끼리 배운다고 한다. 또한 나이가 다양하게 섞인 집단의 아이들이 사회성도 더 높다. 왜냐하면 아이는 자동적으로 다양한 사회적 단계를 통과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아이 집단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면서 사회적 능력을 갖는다. 사회적 능력을 키운 아이는 어른이 되면 더 큰 회복력을 얻게 되고 위기가 와도 흔들리지 않는다. 반면에 나이가 많고 힘이 세고 자기보다 똑똑한 어른들에게 의지해서 생활한 아이는 장기적으로 생존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아이의 사회성이 발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에게는 스스로 한계를 정해야 하는 삶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연습을 통해서 언젠가는 그런 삶에 익숙해질 것이다. 오로지 부모가 정하는 한계만 갖고는 스스로 한계를 정하는 삶을 살 수가 없다. 일정 기간 동안에는 부모의 한계 설정이 보호 장치로서 필요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한계를 지키는 것 그 이상이 필요하다. 사령부의 명령에 잘 따르는 것은 아이들에게 유익하다. 하지만 지휘 본부가 자리를 비우면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 119쪽
 
실제로 부모들이 아이의 본성이나 발달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제공하는 조기 교육이나 후원도 전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부분 사람들은 아이들이 교육적 후원을 통해서 말을 배우고 지능이 높아지고 똑똑한 아이로 자란다고 믿지만 사실 그 정도는 외부의 프로그램이나 자극, 동기 없이도 아이 스스로 해낼 수 있다. 이것은 발달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드러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특징일 뿐이다. 아이는 어른들이 가르친다고 해서 배우고 성장하지 않는다. 아이는 배울 준비가 됐을 때 배운다.
 
도대체 왜 조기 입학이 중요할까? 국제 초등학교 읽기능력검사의 결과는 조기 입학을 편들지 않는다. 결과에 따르면 7살에 입학한 아이들이 4학년이 되면 1년 빨리 입학한 아이들보다 평균 점수가 훨씬 더 높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가르치는 것을 바로 배우지 않는다. 아이들은 배울 준비가 됐을 때 배운다. - 137쪽
 
아이 속도에 맞춰 인간답게 키워라 양육의 해답 ‘슬로우’
 
아이들의 성공적인 발달에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이 책은 이것을 ‘종에 적합한’ 조건이라고 표현한다. 그것은 바로 유아기의 신뢰할 수 있는 애착 관계, 다른 아이들과의 풍부한 사회적 경험 그리고 아이 속도에 맞춘 교육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곳은 바로 ‘공동체’다. 공동체 안에서 경쟁과 협력을 통하여 균형을 찾아갈 때 아이는 성공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원시시대의 공동체는 일종의 능력주의 사회였다. 뛰어난 사냥꾼과 수집가는 능력을 평가받았고 그에 따른 보상도 있었다. 명성, 지위, 배우자를 선택할 수 있는 더 많은 자유가 보상으로 주어졌다. (…)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각자의 이익을 위한 투쟁이 지배적인 현상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창고와 냉장고가 없던 시대에 협력과 나눔은 생명 보험과 같았다. 자기의 것을 나누어 주던 사람은 먹을 것이 없을 때 다른 사람으로부터 얻을 수 있었다. 호모 사피엔스는 개인주의적인 동시에 ‘사회적인’ 두뇌를 가지고 있다. 원시적인 생활 환경에서는 이 두 측면, 곧 나와 우리가 균형을 유지할 때에만 생존할 수 있었다. 인간은 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혹한 세계에서 수십만 년 동안 존재를 유지할 수 있었다. - 187~188쪽
 
새로운 자녀 교육서와 양육 이론 사이에서 길을 잃는 동안 정작 부모들은 아이들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서 잊고 지냈다. 그래서 교육은 아이의 본성과 본능을 무시하고, 어른들의 판단과 편의에 의해 만들어졌다. 특히 학교가 그렇다. 학교 교육은 아이의 발달 과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진행된다. 어떤 아이가 실업계 고등학교에 배정받는다고 가정하자. 아이는 실무적이고 기술적인 재능이 있어서 실업계 고등학교를 가는 것이 아니다. 국어와 수학 성적이 나쁘기 때문에 실업계 고등학교를 배정받는다. 아이의 인생을 결정할지도 모를 중요한 선택이 아이의 장점이나 소질이 아닌 오로지 아이의 단점을 중심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아이들의 성적이나 인지적 재능은 발달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인 경우도 많은데 말이다. 학교가 변하지 않는다면 아이들을 맡길 수 없게 될 것이다. 실제로 ‘성적 우선이 아닌 협력 교육’을 강조하는 북유럽 국가의 아이들은 집보다 학교를 더 좋아한다고 한다.
 
오늘날 부모들은 자녀가 사회성, 공정함, 단체 정신을 갖도록 후원한다. 어린아이들에게 자존감을 북돋아 주면서 다른 사람의 욕구에 공감하고 이해하기를 바란다. 그러면서도 부모들은 이런 가치와 반대되는 목표를 추구하는 학교에 자녀를 보낸다. 학생을 승자와 패자로 분류하는 학교, 우등생에게는 상을 주고 열등생에게는 낙인을 찍는 학교 말이다. (…) 많은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교 경험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의 방향 전환은 교육이 수단으로 삼고 있는 불안을 폐기물 처리장으로 보낼 기회이기도 한 것이다. - 149쪽
 
앞으로 우리 아이들은 부모의 세대와는 전혀 다른 환경, 전혀 다른 방법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의 방법을 아이들에게 강요하고 고집한다면 아이는 부모를 넘어설 수 없다. 부모가 중요하지만 부모만으로는 부족한 것이다. 우리는 아이들이 자기 안에 있는 소질을 드러내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아이들을 위해 더 많은 아이가 필요하다. 더 많은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아이는 아이답게, 아이의 속도로 발달하며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차례>
 
프롤로그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돌고 도는 양육법들│아이들은 정말 골칫덩어리일까?│이미 ‘준비된’ 아이들│새로운 관점이 필요한 때다
 
1장 육아 불안 사회
서문 부모는 무엇과 싸워야 하는가
버릇이 잘못 들지 모른다는 걱정
아이를 부모 곁에 가까이 머물게 하면 해로울까?│시대가 다르고 아이들이 다르다?│더 많이 안아 주고 사랑하라│애착 형성은 학습에도 영향을 미친다│아이가 원하는 대로 다 들어줘도 될까?│균형이 중요하다
말 안 듣는 아이가 될지 모른다는 걱정
아이의 고집에는 이유가 있다│아이들은 항상 자기에게 주의를 기울이기를 바란다
완벽한 부모가 되지 못한다는 걱정
아이는 관계 자체를 추구한다
 
2장 양육을 둘러싼 거짓말
서문 양육법, 정말 믿어도 될까?
혼자 자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업을까 VS. 유모차에 태울까
왜 누구도 유모차의 부작용에 대해 말하지 않을까
규칙적인 식습관은 서두를수록 좋다?
억지로 채소를 먹여야 한다?
사춘기는 문제투성이?
독립심을 키워야 빨리 성장한다?
독립심은 자아가 형성되는 두 살 이후부터 ‧진정한 독립은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
아이의 본능과 부모의 육아 지식 사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미리 겁먹을 필요 없다│누구의 책임도 아니다
 
3장 자유를 빼앗긴 아이들
서문 엄마의 사랑인가 자유의 박탈인가
아이들에게서 시간을 빼앗다
집 안에 갇힌 아이들
아이들에게도 사회생활이 필요하다
다양한 나이대를 경험해야 사회성이 발달한다│놀지 않는 아이들
 
4장 놀이 부족 증후군
서문놀이는 발달의 출발점이다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이 필요하다
아이는 다른 아이들을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을 배운다
부모가 중요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사회성은 공부로 배우는 게 아니다
부모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5장 위기를 견디는 능력: 아이의 회복력
서문회복력이 아이의 인생을 결정한다
모든 것을 갖춘 아이들이 상담소를 찾는 이유
아이들은 서로 용기를 불어넣는다
모두가 1등을 향해 달리는 세상
독립적인 유년기를 통해 회복력을 키워라 
 
6장 스스로 크는 아이 키워지는 아이
서문규칙과 한계를 제시하는 것은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한계를 경험하게 하라
한계 설정보다 관계가 먼저다
교육의 목적은 통제가 아니다│어른들의 말이 전부 옳을까?
한계 설정의 어려움
한계와 자유의 균형을 찾아라
7장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
서문아이를 위한 적절한 후원
아이의 잠재력을 높이는 방법
후원이 효과적인 영역은 따로 있다
특수한 재능은 훈련으로 단련되지 않는다
아이 본성에 근거한 후원이 중요하다│후원은 목표는 무엇일까
조기 교육 NO! 적기 교육이 필요하다
행복한 교육이 존재할 수 있을까
변화를 위한 방법 4가지
 
8장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
서문학생도 아프고 학교도 아프다
어떤 학교가 필요할까?
변하는 세상, 변하지 않는 학교│아이들의 사회화 숙제를 맡은 학교
학교에서 버림받은 아이들
남자 아이들이 더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
발달에 따른 교육이 필요하다
학교가 달라져야 한다
 
9장 아이도 엄마도 행복한 육아
서문무력감에 빠진 부모들
완벽한 엄마에 대한 환상
부모 본능을 깨워라
아이를 낳았지만 무늬만 엄마
부모력을 존중하라
부모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이를 교육하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대안은 공동 양육이다
아빠 육아의 양면성
부모 역할을 돈으로 해결한다
 
10장 위험한 사회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서문‘마을’은 어디에 있을까
아이를 가져야 하나 말아야 하나
평등한 사회에서 아이들은 더 건강하다│사회적 균형이 무너지면 부모가 타격을 받는다
아이들이 사라지고 있다
육아가 기쁘면 더 많은 아이들이 태어난다
모든 가정은 도움이 필요하다
모든 아이들이 건강한 환경을 누릴 수는 없을까│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도 될까?│‘낯선 사람들’에게 아기를 맡긴다는 것
누구에게 아이를 맡길 수 있을까?
부모의 철학이 필요한 때
20세기 교육학이 미친 나쁜 영향
 
11장 아이 속도에 맞춘 교육
서문교육 논쟁=식이요법 논쟁? 
아이들 스스로 찾게 하라
부모의 방법을 고집하지 마라│롤 모델이 필요하다
최선의 교육이란 무엇인가?
자기 주도 학습이 필요하다│새로운 사회를 위한 전통적 토대
공동체가 살아야 아이가 산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미 주어졌다
 
슬로우 육아가 필요한 이유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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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소개

저자 : 헤르베르트 렌츠 폴스터

(Herbert Renz-Polster)
저명한 소아과 의사이자 교육심리학자이면서 하이델베르크 대학 공중보건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오랜 기간 아동 발달 과정이 인간의 성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하여 연구해 왔고 그에 대한 논문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 연구를 바탕으로 한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독일 사회를 뜨겁게 달구면서 화제가 되었다. 최선을 다하면서도 끊임없이 불안과 죄책감에 시달리는 부모들을 위로하고 자녀 교육에 대한 새로운 해답을 제시한다. 또한 아이들은 자아를 지닌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며 인간다운 모습으로 키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역자 : 신홍민

1956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났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진대학교 초빙교수로 있으면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청소년 문학 작품과 가정 교육 분야 책을 주로 번역하고 있다. 『우리 아이 재능 멘토링』『부모 혁명 스크림프리』『청소년 정치 수첩』『그때 엄마가 알았더라면』『부모와 아이 사이』『바람이 들려주는 노래』『2인조 가족』, 이외에도 여러 권을 우리말로 옮겼다.

미디어속 부키 책

[이데일리] "빠르게 좌절없이 자란 아이는 불행하다" - 슬로우 육아

이데일리 2013년 3월 27일 오현주 기자의 서평 "빠르게 좌절없이 자란 아이는 불행하다"

[베이비뉴스]슬로우 육아, 아이의 속도에 맞춰 키워라

베이비뉴스 2013.2.13. 슬로우 육아, 아이의 속도에 맞춰 키워라 : 화제의 신간 <슬로우 육아> http://www.ibabynews.com/News/NewsView.aspx?CategoryCode=0005&NewsCode=201302131500265732503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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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채소 안 먹는 건 생존의 계율 : 슬로우 육아 오승훈 기자의 서평입니다. (제9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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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신문] 신간소개 : 슬로우 육아 박현주 기자의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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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경제] 200자 다이제스트 : 슬로우 육아

[헤럴드 경제] 200자 다이제스트 : 슬로우 육아 신간으로 소개된 <슬로우 유아>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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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의사에게 속지 않는 25가지 방법-에밀리 오스터

계획임신부터 출산까지, 임신부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들을 다 모았다! 미국 사회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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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데이터 육아 -에밀리 오스터

•  미국 아마존 육아 분야 1위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

조금 달라도 괜찮아
조금 달라도 괜찮아-지나 갤러거,퍼트리샤 컨조이언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을 돕는 ‘푸르메 책꽂이’ 시리즈의 네 번째 책. 양극성장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