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라집 평전

구마라집 평전

한역 불경의 역사를 새로 쓴 푸른 눈의 승려

저자 : 공빈 / 역자 : 허강
분야 : 인문/교양
출간일 : 2018-11-30
ISBN : 9788960516748
가격 : 25,000원

구마라집의 일대기, 불경 전래사이자 실크로드를 둘러싼 문화사   이 책은 4세기 중반(344년)에서 5세기 초반(413년)을 살았던 구마라집의 일대기다. 당시는 중국사에서 보면 정치 사회적으로 어지러운 시대라 새로운 철학과 사상이 절실한 때였고, 불교사의 시각에서 보면 중국의 초기 불교 이해가 한계에 다다른 때이기도 했다. 그···

책소개

한역 불경의 역사를 새로 쓴 푸른 눈의 승려

구마라집의 일대기,

불경 전래사이자 실크로드를 둘러싼 문화사

 

이 책은 4세기 중반(344년)에서 5세기 초반(413년)을 살았던 구마라집의 일대기다. 당시는 중국사에서 보면 정치 사회적으로 어지러운 시대라 새로운 철학과 사상이 절실한 때였고, 불교사의 시각에서 보면 중국의 초기 불교 이해가 한계에 다다른 때이기도 했다.

그런 시대, 그런 상황에서 구마라집은 역경가이자 사상가로, 또 큰 수행자로 활동했다.

그는 한역 불경사에서 새로운 시대를 연 위대한 역경가로 기록된다. 구마라집은 지금까지도 널리 읽히는 대승 경전인 《금강반야바라밀경》 《묘법연화경》 《유마힐경》 등을 한역했다. 우리가 오늘 읽는 바로 그 문장, 그 뜻이 그의 손에서 나왔다. 동시에 구마라집은 동아시아에 《중론》 《백론》 《십이문론》 등 중관학의 공관(空觀)을 전파한 사상가였다. 또 중국에 선종이 태동하기 전 선경(禪經)을 번역하여 초기 선법을 전한 시대를 앞선 수행자였다.

그의 삶은 불교 전래의 역사와 함께한다. 공간적으로 그의 삶은 실크로드를 따라 중앙아시아에서 동아시아로 이어졌다. 일곱 살에 사미승이 되어 십 대에 타림 분지와 파미르고원을 둘러싼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불교문화를 체험하며 불학을 배우고 명성을 떨쳤다. 사십 대에는 구자국을 떠나 중국 동쪽 변경 고장에서 17년간의 긴 유폐 생활을 보낸 다음 후진의 수도 장안에서 역경(譯經)과 강설(講說)로 홍법의 뜻을 이루었다. 그 과정을 시간적으로 보면 구마라집의 행적은 불학이 소승에서 대승으로 전환하고, 대승 공 사상이 동방으로 퍼져나가는 길잡이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구마라집 평전》은 한 인물의 삶의 기록이자 불경 전래의 역사이며 실크로드의 시대 풍경을 담은 사회 문화사로서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서 책은 《진서》 《한서》 등의 역사서, 《고승전》 《출삼장기집》등 많은 승려들의 전기와 여러 기록물을 기초로 하여 중앙아시아의 찬란했던 불교문화, 파미르고원과 타클라마칸 사막의 험난한 자연환경, 전란이 끊이지 않았던 오호십육국의 상황, 장안 역장(譯場)의 생생한 모습, 강남 여산의 혜원과 보기 드문 불학 교류, 구마라집과 함께한 걸출한 제자들의 면면까지 4, 5세기 서역과 중원의 문화, 사회, 승단의 모습을 되살려 내고 있다.

 

 

“연꽃이 더러운 진흙 속에서 피는 것과 같다.

오직 연꽃만 취하고 더러운 진흙은 취하지 말라”

 

“성품이 소탈하고 활달하여 자질구레한 일에 구애받지 않았다.”

《고승전》에 나오는 어린 시절 구마라집에 대한 성격 묘사다. 그다음에 이어진다. “그의 모든 행동이 수행자들에게 이상하게 보였다. 그러나 구마라집은 스스로 이해하는 바가 있어 남의 의심에 마음 쓰지 않았다.”

구마라집은 복잡한 특성과 매력을 지닌 인물이다. 믿기 힘들 정도로 다사다난한 인생을 살았고, 수행자로서 겪기 어려운 치욕과 모욕도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현실에 꺾여 뜻을 접지 않았고 세상을 원망하며 숨지도 않았다. 어린 시절 비구의 계율을 어겼다고 주변의 수군거림을 받을 때도(4장), 세속의 권력자에 의해 파계할 때도(9장), 무도한 전진의 장수 여광에게 조롱당할 때도(11장), 음계를 어긴 스승에게 반감을 가지며 제자로부터 대우 받지 못할 때도(17장) 마찬가지였다. 그런 그를 “천재는 제멋대로 행동하기 십상이고 소소한 규율을 닦지 않으려고 한다. 자신만의 독특한 성격과 자유롭고 얽매이지 않는 정신이야말로 학술 연구와 예술 창조의 전제조건인 것이다. (…) 구마라집이 말한 대로 한평생 홀로 엄격하게 계율을 지킨 자들 중에서 몇 명이나 불법을 크게 흥하게 했는가? 불교가 계율을 만든 근본 목적은 자신을 이롭게 하는 데 있지 않고 진정한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갈고 닦아 아라한과를 얻어 중생을 제도하는 데 있다”(138쪽)고 저자는 말한다.

 

“아름다운 문채를 잃어버리면 …

번역은 밥을 씹어 남에게 주는 것과 같으니

맛을 잃어버릴 뿐 아니라 구역질나게 만든다”

 

불법은 경전으로 전해진다. 범어로 된 불경 논서 율장이 한역되는 시기와 종류를 보면 불교의 전파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구마라집은 장안 소요원과 초당사에서 십여 년 동안 삼백여 권의 불전을 한역했다. 그중 중국 불교사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중론》 《백론》 《십이문론》 등 중관학 논서의 한역이다. 이 논서로 대승 공 사상이 중국에 처음 소개되었다. 또 《금강경》 《법화경》 《유마경》 《대품반야경》 《소품반야경》 등의 주요 대승 경전은 오늘날까지도 구마라집 역본이 다른 어느 역본보다도 널리 읽히고 사랑받는다.

“문자는 죽이고 뜻은 살린다”고 하듯이, 문자에 구속되지 않고 뜻을 깊이 새긴 번역이 구마라집의 손에 의해 이뤄졌다. 중국 불교의 저변이 아름답게 닦였다. 그 번역의 현장이 이 평전에서 재현되었다.

구마라집의 역장은 번역과 강경이 이루어지는 홍법의 장이자 학술 활동의 공간이었다. “구마라집은 호본을 들고 중국어로 읽어 내려갔다. 경전의 원문을 번역하는 한편으로 뜻풀이도 했다. 사실 역장의 의학 사문이 모두 번역에 참여했다고 할 수 있다. 국왕 요흥은 직접 《대품반야경》의 옛 번역본과 새 번역본을 대조하면서 어느 곳이 나아졌고 어느 곳이 부족한지를 살폈다. 혜공, 승략, 승천, 보도, 혜정, 법흠, 도류, 승예, 도회, 도표, 도항, 도종 등 오백여 명이 반복해서 불전의 바른 의미를 토론하고, 번역문의 뜻을 심의한 후에야 정본(定本)을 써서 완성했다. 이처럼 폭넓은 참여와 엄숙하고 진지하고 조금의 빈틈도 없이 진행되는 토론 속에서 번역 작업은 진정한 학술 활동으로 자리를 잡아갔다.”(456쪽) “승려와 속인이 모두 경건하게 한 구절마다 세 번씩 반복하면서 그 뜻을 새기고 정밀하게 추구하면서 성인의 뜻을 보존하는 데 힘썼다.”(602쪽)

구마라집 번역의 새로움은 역장의 규모, 걸출한 제자들, 어학 수준의 차이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구마라집이 범어와 중국어의 언어적 특성을 깊이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천축국의 풍속은 문장의 체제를 매우 중시하는데, 범문을 중국어로 바꾸면 그 아름다운 문채를 잃게 된다. 아무리 큰 뜻을 터득하더라도 문장의 양식이 아주 동떨어지기 때문에 마치 밥을 씹어서 남에게 주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다만 맛을 잃어버릴 뿐 아니라, 남으로 하여금 구역질이 나게 한다”(480쪽)고 했다. 승조는 〈백론서〉에서, 구마라집이 “정본(正本)을 꼼꼼히 따져서 교정하고, 갈고 닦아서 소(疏)를 붙였는데, 논(論)의 종지를 보존하는 데 힘써서 질박하면서도 비속하지 않고, 간략하면서도 반드시 종지에 나아갔다”(《출삼장기집》권11)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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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소개

저자 : 공빈

상하이 푸단대학교 중문학과 출신으로 현재 화둥사범대학교 중문과 교수다. 오랫동안 중국 고대문학과 문화를 연구했는데 최근에 중고문학과 중고사회로 연구 범위를 넓혔다. 동진, 남조의 송나라 초기에 활동했던 시인 도연명을 좋아하여 그에 관한 저서가 다수 있다. 도연명(365-427)은 이 책의 주인공인 구마라집(344-413)과 거의 동시대를 살았으니 저자의 관심이 위진 시대에 집중한 듯하다. 주요 저작으로 도연명 작품 주석서인 도연명집교전(陶淵明集校箋), 세설신어 주석서인 세설신어교석(世說新語校釋), 도연명 평론집인 도연명전론(陶淵明傳論), 구마라집과 동시대 승려인 혜원의 전기 혜원법사전(慧遠法師傳), 중국 시가의 역사를 다룬 중국시가사화(中國詩歌史話)등이 있으며, 공저로 중국고대문학사전(中國古代文學事典), 중국고대산문삼백편(中國古代散文三百篇)등이 있다.

역자 : 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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