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 장기 베스트셀러
• 800-CEO-Read 최고의 비즈니스서
• 글로브앤메일 TOP 10 자기계발서
• INC 매거진 ‘기업가를 위한 최고의 책’
• TED 강연 500만 뷰, 《딥 워크》 《디지털 미니멀리즘》 저자
스티브 잡스의 조언은 믿고 따라도 괜찮을까
아직 금융 위기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2010년, MIT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고 있던 칼 뉴포트는 구직 대열에 합류한다. 순리대로 일이 풀린다면 ‘교수’라는 직업이 평생직장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도 교수가 그에게 던진 질문은 이랬다. “자네는 얼마나 낮은 수준의 학교까지 감당할 수 있겠나?” 구직난이 심각해 자칫하면 학계에서 일자리를 얻지 못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인생의 유일한 경로라 여겼던 교수직이 불확실해지자 어쩔 수 없이 원점에서부터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뉴포트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기에 이른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비밀은 뭘까?” 커리어의 중요한 기로에서 ‘업의 본질’에 대한 의문과 마주한 것이다. 이전까지 그에게 세상은 삶을 더욱 재밌게 만들어 줄 기회로 가득한 곳이었다. 따라서 고등학생 때 친구와 웹 디자인 회사를 차리고, 대학 졸업 후 마이크로소프트와 MIT 중에서 선택하고, 대학원에서 전공을 선택할 때도 그것이 자신의 천직일지 쓸데없이 고민하지 않았다. 어느 쪽이든 제대로만 한다면 자기가 사랑하는 일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자신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상이 없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는 그 비결을 알고 싶었다.
2005년 스티브 잡스는 스탠퍼드대학교 스타디움에 운집한 2만 3000명 앞에서 열변을 토했다. “여러분이 사랑하는 일을 찾으세요. … 아직 그런 일을 찾지 못했다면 계속해서 찾아보세요.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이 졸업 연설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자 순식간에 350만 뷰라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스탠퍼드대학교 공식 동영상에도 300만 명이 몰려들었다. 사람들의 반응은 비슷했다. “열정을 따라야 해. 인생은 그러라고 있는 거야.” “열정이야말로 우리가 인생을 살게 해 주는 동력이지.” 인습 타파의 상징적 인물이 설파하는 “열정을 따르라”는 조언에 다들 감명받고 깊은 공감을 표한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정작 스티브 잡스는 이 조언을 따르지 않았다. 사실 젊은 시절 잡스는 IT 기업 경영에 열정을 가진 인물로 보기 어려웠다. 대학생 때 그는 장발에 맨발 차림으로 미국사와 댄스를 연구하고 동양 신비주의에 심취해 있었으며, 사업이나 전자 기기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1년 만에 대학을 중퇴하고는 수련 공동체를 들락거리고 인도로 영적 여행을 다녀오고 젠 센터에서 선 수련을 했다. 즉 “애플 설립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스티브 잡스는 그저 영적 깨달음을 추구하며 고뇌하던 젊은이였을 뿐, IT는 당장 급한 돈을 위해 건드려 본 수준”이었다. 자신의 열정이 이끄는 대로 사랑하는 일을 찾으라는 잡스의 조언은 과연 옳은 걸까?
“열정을 따르라”는 왜 잘못된 조언인가?
칼 뉴포트는 “열정을 따르라”는 조언, 이른바 ‘열정론’은 틀렸다면서 “열정을 따르지 마라”라고 단언한다. “만약 젊은 시절의 잡스가 훗날 스스로 얘기한 조언을 따라 오직 자신이 사랑하는 일만 추구했다면, 지금쯤 그는 아마 로스앨토스 젠 센터에서 가장 유명한 강사가 되어 있었을지 모릅니다.” 저자에 따르면 열정론은 1970년대에 유행하기 시작해 2000년대 들어 더욱 심화되었다. 수많은 책의 저자, 전문 블로거, 상담사, 구루라는 사람들이 직장에서의 행복에 대해 “행복해지려면 열정을 따라야 한다”라는 얘기를 퍼뜨리고 있으며, “좋아하는 일을 하면 부는 저절로 따라온다”라는 말은 이제 커리어 상담 계통에서 사실상 일반적인 모토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열정론은 근거도 없을뿐더러 위험하기까지 하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어떤 연구에 따르면 84퍼센트가 열정을 가졌다고 답했지만 실제로는 취미에 가까운 것뿐이었고 직업이나 교육에 관련된 것은 4퍼센트에도 못 미쳤다. 이처럼 “따를 만한 열정이 애초에 없는데, 어떻게 열정을 따를 수 있단 말일까요?”라고 저자는 반문한다. 열정론은 어딘가에 마법 같은 ‘딱 맞는 일’이 기다리고 있으며, 그 일을 찾기만 하면 자신이 바라던 바로 그 일이라는 걸 단숨에 알아챌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사람들에게 심어 준다. 그런데 문제는 만약 이런 확신을 실현하는 데 실패할 경우 만성 이직이나 자기회의감 등의 부작용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미국인의 직업 만족도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열정 중심 커리어 관리 전략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반증한다. “그러니 누군가에게 ‘열정을 따르라’고 하는 건 순수한 낙관적 표현에 그치지 않고, 그 사람의 커리어에 혼란과 불안을 야기할 수도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뉴포트는 “열정을 따르지 마라”가 첫 번째 일의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직업과 커리어에서 열정보다 더 중요한 무엇이 있다는 뜻일 것이다. 열정론이 우리를 올바르게 이끌지 못한다면 그 대신 무엇을 해야 할까? 자신이 사랑하게 될 일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저자가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뉴포트는 광고 디자이너, TV 방송작가, 벤처 투자자, 농부, 소프트웨어 개발자, 사업가, 과학자, 고고학자, 컴퓨터 프로그래머, 뮤지션, 코미디언 등 수많은 직업의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탐구의 여정에 나선다. 그 과정에서 그는 또 다른 3가지 일의 원칙을 발견하고 그 원칙들을 현실에서 구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밝혀낸다.
열정 대신 ‘커리어 자산’과 ‘장인 마인드셋’을 갖추어라
배우이자 코미디언인 스티브 마틴은 자서전을 출간하고 나서 한 토크쇼에 출연했다. 프로그램 말미에 진행자가 연기자를 꿈꾸는 지망생들에게 조언을 해 달라고 그에게 요청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아무도 제 조언을 귀담아 듣지 않더군요. 듣고 싶은 답이 아니었기 때문이겠죠. 그들이 원하는 건 좋은 에이전트를 구하는 법이나 멋진 대본을 쓰는 방법이었겠지만… 저는 항상 이렇게 말합니다. ‘누구도 당신을 무시하지 못할 실력을 쌓아라’라고요.”
현재 조지타운대학교 컴퓨터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칼 뉴포트는 아이비리그 우등생 클럽 ‘파이 베타 카파(Phi Beta Kappa)’ 회원 출신으로 2004년 다트머스대학교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고 2009년 MIT에서 전기공학 및 컴퓨터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MIT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치고 조지타운대학교 컴퓨터과학과 교수로 임용되어 분산 시스템 이론을 전문 연구 분야로 두고 있다. 고교 시절 이미 친구와 함께 웹 디자인 회사를 설립했으며, 대학원 재학 당시 시작한 블로그 ‘스터디 핵스’는 현재 학습 및 커리어 관리 분야에서 최고 인기 블로그로 자리 잡았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원 졸업 전에 성공적인 학습법에 관한 두 권의 책 《성공하는 사람들의 대학생활백서》와 《대학성적 올에이 지침서》를 출간해 주목받았고, 하버드, 프린스턴, MIT, 다트머스, 미들버리, 조지타운, 듀크 등의 명문대에 초청받아 ’대학 생활에 성공하는 법’에 대해 수차례 강연하면서 미국 최고의 진로 멘토로서 입지를 굳혔다. 《열정의 배신》의 핵심 내용은 2012년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 〈열정을 따르라고? 열정이 당신을 따르게 하라〉에 담겨 있는데, 이 칼럼은 당시 《뉴욕타임스》에서 ‘이메일로 가장 많이 공유된 기사’ 자리를 일주일 이상 지켰다. 이 책은 출간 이후 아마존 커리어 관리 및 구직 분야에서 5년 연속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800-CEO-Read ‘최고의 비즈니스서’, 글로브앤메일 ‘올해의 TOP 10 자기계발서’, INC 매거진 ‘기업가를 위한 최고의 책’ 등에 선정된 바 있다. 또한 2016년 TED 강연 〈소셜 미디어를 끊어야 하는 이유〉(현재 조회 수 500만 뷰 이상) 이후 내놓은 《딥 워크》와 《디지털 미니멀리즘》을 통해 집중력과 몰입, 디지털의 영향에 관한 문제를 꾸준히 제기 중이다. 유명 블로거임에도 불구하고 소셜 미디어 계정을 이제껏 한 번도 개설하지 않았다고 한다.
.연세대학교 인문학부에서 국문학과 영문학을 전공했고, 현재 출판 기확과 번역에 종사하고 있다. 활자 매체가 생존을 위협받는 디지털 세상에서도 책과 사람사이에 다리를 놓는 일을 계속 하고 있다. 《열정의 배신》 《마인드셋》 《트리거》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