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 싸운다고 디자인이 나와요?”
당신의 칼퇴와 멘탈을 보호하는 의사소통 매뉴얼
사업 제안서, 회사 소개서, 홈페이지, 로고, 명함, 각종 포스터, 브로슈어 등 업무에 필요한 디자인은 셀 수 없다. 사원부터 사장까지 바야흐로 디자인에 매달려야 하는 시대다. 하지만 하나의 디자인을 뽑아내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야근과 두통과 마음의 상처를 감수하고 있는가. 그런데도 ‘내 맘 같은’ 디자인은 도무지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비극은 클라이언트인 당신의 ‘디자인 감각’이 부족해서 벌어지는 게 아니다. 디자이너가 마냥 실력이 없어서도 아니다. 문제는 언어이고, 커뮤니케이션이다.
1인 기업인 애프터모멘트를 운영하며 디자인 업무를 직접 하는 동시에 일을 의뢰하는 클라이언트인 저자 박창선은, 실무에 쓰이는 이미지를 잘 다루려면 결국 언어를 잘 다뤄야 한다고 말한다. 디자인 업무에 관한 책이지만 조직 생활에서 부딪히는 보편적인 의사소통에 대한 꿀팁을 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심플하지만 화려하게 해주세요’라는 기괴한 요청에 담긴 고충과 맥락을 예리하게 파악하고, 현장에서 갈고닦은 통찰과 기지로 그 해결책을 차곡차곡 제시한다.
글과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 콘텐츠를 만드는 1인 기업, 애프터모멘트 크리에이티브 랩(aftermoment.kr)의 대표다. 2017년 7월 시작한 카카오 브런치(https://brunch.co.kr/@roysday)에 ‘디테일이 소름 돋는 현실 브랜딩 이야기’를 연재하며 8개월 만에 230만 뷰를 기록했고, 2018년 5월 현재 8134명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알쏭달쏭 클라이언트를 위한 용어 정리’를 시작으로 ‘직장인들의 넵병 분석’ ‘신입 사원들을 위한 50가지 현실 조언’ 등이 연일 화제에 오르며 취준생부터 실무자까지 고른 팬층을 확보하여, 2017년 카카오 브런치북 프로젝트 금상을 수상하는 데 힘을 보탰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매일 일어날 법한 곤란하고 애매한 주제를 통쾌하게 정리하는 그의 글발을 보고 그를 ‘어디’ 출신이라고 짐작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그는 알 만하거나 그럴듯한 배경보다 끝내주는 현장 경험을 ‘빽’으로 삼은 ‘비전공 디자이너’로 업계에 발을 디뎠다. 판매직 사원에서부터 공사장 인부, 콜센터 상담원, 영업 사원, 영어 강사, 전시 디자이너, 청소년센터 프로그램 기획자에 이르기까지 안 해 본 일이 없을 만큼 다양한 직업을 거쳐 어깨너머 배운 디자인을 밥벌이로 삼은 그는 오늘도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자신의 ‘삽질’을 많은 독자와 나누며 자신만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