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논설실의 서가] 빅데이터, 지배할 건가 지배당할 건가
  • 27032
  • 2019-08-13 11:09
 

[논설실의 서가] 빅데이터, 지배할 건가 지배당할 건가

 

[논설실의 서가] 빅데이터, 지배할 건가 지배당할 건가
빅데이터 소사이어티  
마르크 뒤갱·크리스토프 라베 지음 / 김성희 옮김
부키 펴냄
 
 
초연결·초저지연 정보사회의 특징 중 하나는 입·출력이 즉각적이고 즉흥적이라는 점이다. 단 한 번의 클릭으로 뭐든 얻을 수 있는 시대에 머리와 손발을 쓰는 행동을 누가 하려 들겠는가. 현대인은 하고 싶은 것을 당장 해야 직성이 풀리는 어린아이로 돌아가고 있다. 그러니 지적 사고능력이 퇴화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보네트워크가 제공하는 편리함은 우리가 '생각의 힘'을 내어주고 '조정당하는 것'을 받아들인 결과다. 그 조정의 끈이 바로 빅데이터다. 개인이 만들어온 빅데이터는 인공지능(AI)에 의해 개인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우리가 어디에 있으며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채고 클릭 한 번으로 거의 모든 것을 대령한다. 과연 이것이 유토피아일까? 

이 책은 빅데이터를 쥐고 개인의 일상은 물론 두뇌까지 점령해 들어오는 정보기업들에 맞서 우리가 어떻게 하면 주체적 삶을 영위할 수 있는지 고민한 책이다. 물론, 빅데이터가 제공하는 이기(利器)를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질병과 고통을 경감시켜주는 것부터 편리를 극대화하는 모든 현대문명 이기의 밑바탕에는 빅데이터가 자리잡고 있고 이 시스템이 갈수록 고도화될 것이라는 점은 긍정한다. 

단, 고(故) 스티븐 호킹 박사가 AI를 윤리적으로 설계해야 하고 그것들의 '반란'에 대비할 안전정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한 것처럼, 빅데이터 이용에도 설계자와 개발자의 윤리적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각각 작가와 탐사보도 전문기자로 활동하는 프랑스인들이다. 정보사회의 그늘을 지나치게 부각시켜 비관적으로 본 측면도 없지 않으나 경각심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는 책이다. 프랑스에서 1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이규화 논설실장 


[원문 보기]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9080502102269660002&ref=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