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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에서의 오해
시몬 드 보브아르 소설/ 최정수 옮김
시몬 드 보브아르 서거 30주년 기념
국내 최초 출간, 보부아르의 빛나는 미발표작!
작가의 사후에 미발표 작품이 출간되어 뉴스거리가 되고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일이 종종 있다. 시몬 드 보부아르의 『모스크바에서의 오해』도 그런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66년에서 1967년 사이에 집필되었고 보부아르의 소설집 『위기의 여자』(1968)에 수록될 예정이었으나,다른 작품이 대신 수록되는 바람에 세상에 발표되지 못하다가, 저자 사망 육 년 뒤인 1992년에 잡지 『로망 20-50』에 발표되었다. 그리고 그때로부터 다시 이십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 단행본으로 출간되어 정식으로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보부아르, 그 삶의 기록
『모스크바에서의 오해』의 주인공은 은퇴한 교수와 교사 부부이다. 각자 다른 사람 사이에서 낳은 자식을 하나씩 두고 있다. 부부는 남편 앙드레의 딸 마샤가 살고 있는 소련으로 여행을 간다. 사회주의에 이상을 품고 있던 앙드레는 삼 년 만에 방문한 소련 사회의 변화 앞에 실망감을 느끼고, 니콜은 오랜 세월을 함께하면서 조금씩 변해온 남편 앙드레와의 관계를 되돌아본다. 소설이라는 장르를 자전적 관점으로만 읽어서는 안 되지만, 보부아르가 교사 생활을 했다는 점, 작품 속 앙드레가 참여 성향의 지식인이라는 점에서, 1929년부터 오십 년간 이어진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와의 관계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노화 앞에 선 노부부, 그 상념의 기록
이 소설은 무엇보다 육체 쇠약, 섹스 포기, 계획 단념,희망 상실 등 노화의 씁쓸한 결과들을 탐험한다. 나이에 관한 성찰은 시간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진다. 등장인물들이 겪는 혼란이 이 모든 성찰에 서정적이고 감동적인 특징을 부여한다. ‘오해’가 심화되면서 과거 속으로 점점 더 깊이 침잠하게 되고, 종국에는 삶의 의미에 대한 다음과 같은 명제에 다다른다. ‘불안은 벼락처럼 인간의 삶을 타격한다. 존재한다는 불안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 더 견디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