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가 말하는 만화가

만화가가 말하는 만화가

부키 전문직 리포트 9

저자 : 나예리 외 16인
분야 : 취미/건강/실용
출간일 : 2006-06-30
ISBN : 9788985989978
가격 : 12,000원

오늘의 만화가 생활 보고서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깊이 있게 분석한 부키 전문직 리포트 시리즈 아홉 번째 권으로, 17명의 만화가들이 자신의 일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은 오늘의 만화가 생활 보고서. 순정, 학습, 소년, 성인, 생활 만화 등 전통적인 만화 분야는 물론이고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인터넷 만화, 언더그라운드 만화, 시사만화 등 잘 알···

책소개

부키 전문직 리포트 9


오늘의 만화가 생활 보고서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깊이 있게 분석한 부키 전문직 리포트 시리즈 아홉 번째 권으로, 17명의 만화가들이 자신의 일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은 오늘의 만화가 생활 보고서.

순정, 학습, 소년, 성인, 생활 만화 등 전통적인 만화 분야는 물론이고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인터넷 만화, 언더그라운드 만화, 시사만화 등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분야의 만화가들이 자신의 일과 생활, 보람과 애환을 시종일관 흥미진진하면서도 진지하게 전한다. 또 스토리 작가, 만화 편집자, 만화 평론가 등도 필자로 참여해 더 넓은 만화가의 세계를 보여 준다.

이 책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만화가라면 누구나 겪는 마감 풍경 일기, 서럽고 서럽다는 문하생 일기, 만화가와 편집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 등 만화가 이면의 속살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또 노동 강도는 어느 정도인지, 보수는 어느 정도인지, 전망은 어떤지 등 만화가란 직업에 대한 궁금증도 속 시원하게 풀어 준다.

이 책은 만화가가 되기를 희망하는 청소년들과 진로 지도에 고심하는 학부모 및 교사, 만화에 관심 있는 일반인에게 실용적․구체적인 현장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만화가 입문서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다.
 



만화는 유해한 매체다? 억울한 딱지는 그만! 

우리나라에서 만화는 보는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스펙트럼으로 분사된다. 산업적 측면에서 ‘원 소스 멀티 유즈’가 가능한 콘텐츠로 각광 받는 한편, 도서대여점이라는 한국의 특수한 유통망을 타고 만화는 돈 주고 사서 보는 것이 아니라 빌려 보는 것이라는 인식도 팽배하다. 어릴 적 만홧가게에서 만화를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폈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막상 자신의 자녀가 만화를 보는 건 못마땅하다. 청소년에게 유해한 매체라는 억울한(?) 딱지 또한 여전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의 만화가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가. 만화가의 일상을 엿보기란 쉽지 않다. 단행본 만화 맨 뒷장의 제작 후기를 통해 만화가에게 마감이란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구나 하고 짐작만 할 뿐, ‘만화’라는 표현 양식이 아닌 ‘글’이라는 표현 양식을 통해 일과 생활, 보람과 애환을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부키 전문직 리포트 시리즈 9’ 『만화가가 말하는 만화가』는 만화를 통해 이야기하는 만화가들이 글로써 자신의 생활상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거의 유일한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마디로 『만화가가 말하는 만화가』는 한국 사회의 만화가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그들의 고충은 무엇인지, 보람은 무엇인지를 생생하게 보여 주는 오늘의 만화가 생활 보고서이다.


문하생부터 시사만화가까지

이 책에는 다양한 모습의 만화가들이 등장한다.
선배들에게 이것도 그림이라고 그렸냐는 호통을 듣고 원고에 머리를 맞는 문하생(송상훈)이 있고, 만화용 스크린톤 대신 싱크대에 붙이는 스크린톤을 붙여 만든 원고를 가지고 출판사의 문을 두드렸지만 결국 “다시 한 번 원고를 해 보세요.”란 말만 듣고 왜 자신의 작품의 가치를 몰라 주는 것인지 낙담했던 만화가 지망생 시절을 회상하는 만화가(박수인)가 있다. 또 조폭을 소재로 한 작품을 너무 리얼하게 그려, 자신의 수법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흉기로 위협하는 조폭을 만난 만화가(김성모)도 있고, 남들이 보기엔 너무나 한가한 모습이지만 사실은 스토리를 쓰기 위해 도서관을 전전하는 스토리 작가(전진석), 만화가인 동시에 생활인으로 또 가장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 년에 이틀 쉰다(?)는 만화가(박성우), 그림 한 컷으로 그날그날의 역사를 담기 위해 궁싯거리는 시사만화가(장봉군)도 있다. 만화를 그리고 쓰는 작가 외에도, 마감 직전 잠적한 만화가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가운데 작품 속에서 만화가를 독촉하는 악당으로 자주 등장한다는 만화기자(오태엽)와 만화와 독자를 이어 주는 다리 역할을 잘 해내고자 애쓰는 만화평론가(김성훈) 등이 있다.


원고에 치이고 마감에 허덕이고

이렇게 다양한 필자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건 역시 마감의 고통이다. ‘마감’이라는 것 자체가 원래 급박하기 마련이지만 만화가의 마감은 특히나 잡지 연재를 하는 경우 그 절박함은 곱절이 되므로 마감 막바지의 만화가는 인기와 책 판매량 여부를 떠나 하나같이 ‘배고픈’ 직업인이 된다는 것이 필자들의 푸념 아닌 푸념이다.

하나 끝나면 또 하나가 날 덮치니 이 어이 화마가 아니런가.
밤새워 끝을 내도 다음 게 코앞이니 이 또한 업보가 아니런가.
어즈버 가는 세월 이마에 골을 패고
저 멀리 새벽이 다음 날을 알리니
무상하다, 여진의 일생. 청춘은 날 다 샜네.
(양여진, 「마감에 치이고 원고에 치여도 만화라서 좋다!」중에서)

후딱 밥 먹는 데 걸리는 시간은 몇 분 남짓. 그 시간 자체가 아쉬울 만큼 급할 때도 간혹 있지만, 마감 때 끼니를 거르거나 대충 때우는 건 꼭 시간 때문은 아니다. 마감 기간 동안 평균 수면 시간은 두어 시간. 간간이 철야까지 하고 나면 체력이 바닥으로 떨어져, 배부르게 밥 먹고 나면 뒤따라오는 식곤증을 감당하기가 어렵다. 수면이라기보다 거의 기절 상태에 가까운 ‘폭면’이 쏟아지면 커피 열 잔도, 각성 음료 백 병도 효과가 없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건 정신력이라는 주장 따위, 사막을 굴러다니는 먼지 더미보다 더 부질없다. 촌각을 다투는 시기, 잠드는 그 순간이 만화가에겐 또 하나의 사선(deadline)이기도 하다.
(나예리,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그렇게 만화를 사랑하다!」 중에서)


조회 수에 울고 웃는 인터넷 만화가들

최근에는 만화잡지 혹은 만화출판사를 통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데뷔하는 작가들도 부쩍 늘었다. 전통적인 만화 표현 기법이 아닌 새로운 표현 기법을 선보이며, 펜과 종이가 아닌 컴퓨터와 타블렛으로 작업하는 작가도 많다. 매체의 성격이 달라짐에 따라 만화가의 마감 이후 풍경도 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터넷 만화가의 경우 인기 작가와 비인기 작가의 차이가 한눈에 보인다. 실시간으로 리플이 달리고, 조회 수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화를 올리고 나서도 작업을 하나 끝냈다는 시원함을 즐길 수 없다. 바로 컴퓨터 앞에 앉아 네티즌의 반응이 어떤지 수시로 들락날락거리며 확인한다. …… 조회 수란 방송으로 따지면 시청률과 같은 것이다. 시청률이 낮은 프로그램이 조기 종영의 수모를 겪듯이 인터넷 만화 역시 그렇다. …… 독자인 척 위장하고 “너무 웃겨요! 진짜 재밌다!”라는 리플을 단 적도 있다.
- 박수인, 「그저 ‘막가파’의 열정으로」 중에서

교열이니 인쇄 등의 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작가가 그리는 동시에 원스톱으로 수많은 독자가 보는 인터넷 매체의 특성은 양날의 칼과 같다.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네티즌들의 악평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악평을 읽은 날이면 머리가 지끈거리고 속이 울렁거렸다.

일전에 잘 아는 온라인 만화가 한 명이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오랫동안 신경성 위염과 위궤양을 앓아 오던 친구였다. 그는 평소 네티즌들의 악플에 민감했다. 익명을 무기 삼아 ‘그것도 그림이냐.’ ‘내가 발로 그려도 그것보다는 낫겠다.’는 식의 무차별 비난을 가하는 네티즌들의 글은 때로 사람을 죽이기까지 하는 흉기로 변한다. 그러나 나는 차츰 내 자신을 단련시켰다. 악플은 곧 사람들의 관심이라는 증거고 악플이 사라지면 관심도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내 나름대로 살아가기 위한 해석이다.
- 고필헌, 「예술 한다는 생각 1그램도 없이」 중에서


걸작은 손이 아닌 ‘궁둥이’로 그린다

만화가가 되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이 흔히 하는 오해라면, 만화는 상상력의 산물이니 머릿속에서 절로 스토리가 나온다거나, 그림만 잘 그리면 된다거나, 데뷔하기가 어렵지 데뷔하고 나면 탄탄한 미래가 보장될 것이라거나……. 이미 수많은 만화가 지망생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받아 온 이 책의 만화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만화는 손이 아닌 ‘궁둥이’로 그린다는 이두호 선생의 말처럼 만화는 머릿속의 상상만으로는 그릴 수 없으며, 만화는 손으로만 그리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좋은 만화를 그리는 데에는 사람의 감정이나 경험, 또 그것이 빚어내는 생각과 행동, 말투 등 디테일한 요소들이 꼭 필요하므로, 한마디로 게으르면 ‘만화장이’를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또 한때(1990년대 초중반) 만화 산업이 호황일 때에는 몇십만 부가 팔리는 만화 베스트셀러가 나오기도 했지만, 요즘은 몇몇 인기 작가를 제외하고는 초판 인세가 수입의 전부인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만화가는 경제적으로 그리 좋은 형편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만화가 지망생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경제적인 안정 사이에서 좌절하거나 지레 겁먹고 포기하기도 한다는 것이 필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필자들은 만화가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이런 와중에도 만화가가 되기 위해 간직해야 할 불변의 덕목, 변치 말아야 할 가치라는 것이 있을까. 앞으로도 변치 않을 것을 꼽는 건 어렵지만, 변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아무리 최첨단 디지털 시대라도 만화를 그린다는 건, 자신의 마음속 깊은 그 어디에선가 뿜어져 나오는 아날로그적 신호가 필요한 ‘창조적인’ 일이라는 것이다. (나예리)

만화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런 조언을 해 주고 싶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출판사에 원고 들고 가 보라고. 거절당하고 깨지다 보면 좋은 기회가 생길 거라고. 지금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분명 길이 열려고 빛이 보일 거라고. (강경효)

“작가가 될 생각이라면 지금 힘들어도 네 만화를 그려야지, 아르바이트나 하고 그러면 안 된다. 만화를 그리면 10년, 20년 후에 독자 옆에 작가로 있겠지만, 아르바이트만 한 사람은 그때도 역시 늙은 나이에 아르바이트거리 찾아다녀야 한다. 책을 내서 무슨 돈을 벌겠냐. 많이 팔리는 것도 아니고. 그렇지만 나 이런 그림, 이런 이야기를 하는 작가야 하고 독자들에게 계속 얼굴을 내밀어야 돼.”

이 책의 필자 중 한 사람인 박수인 씨는 이희재 선생의 조언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며 견뎌 왔다고 고백한다. 이는 다른 만화가 필자들도 마찬가지다. 이 책의 필자들은 만화에 미쳐 살아왔다. 자신의 만화를 사랑해 주는 독자의 한마디에 그간의 피로를 잊고, 만화를 통해 독자와 소통하며, 그 자신 또한 만화 마니아인 그들. 그렇게 만화에 미쳐 ‘손이 아닌 궁둥이’로 만화를 그려 왔기 때문에 오늘, 만화가가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 만화가가 되고 싶다면 “만화에 미치라.”는 것이 그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차례>

1장 새내기 만화가의 좌충우돌 일기
01 문하생 _ 천천히 차근차근 그러나 확실하게 ∥ 송상훈

2장 다양한 만화가의 세계
01 순정만화 _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그렇게 만화를 사랑하다! ∥ 나예리
02 학습만화 _ ‘학습’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마라! ∥ 강경효
03 소년만화 _ 하고 싶으면 해야 한다! ∥ 박성우
04 성인만화 _ 밀착 취재로 ‘리얼’하게 그리다! ∥ 김성모
05 신문만화 _ 아직도 할 말이 많다! ∥ 장차현실
06 엽기만화(인터넷) _ 예술 한다는 생각 1그램도 없이 ∥ 고필헌
07 생활만화(인터넷) _ 그저 ‘막가파’의 열정으로 ∥ 박수인

3장 더 넓은 만화가의 세계
01 언더그라운드 만화가 _ 만화를 색다르게 사랑하는 나, 언더 만화가! ∥ 모해규
02 시사만화가 _ 그림 한 컷에 하루의 역사를 담아라! ∥ 장봉군
03 스토리 작가 _ 만화는 ‘궁둥이’로 그리고 스토리는 ‘발로’ 쓴다! ∥ 전진석
04 만화기자 _ 만화가의 그림자로 만화책 뒤에 숨다 ∥ 오태엽
05 만화평론가 _ 독자와 만화가 사이, 그들을 잇는 다리 ∥ 김성훈

4장 만화가 24시
01 화실 엿보기 _ 도대체 그 화실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 ∥ 양여진
02 만화가 일기 _ 마감에 치이고 원고에 치여도 만화라서 좋다! ∥ 양여진

5장 만화가 정보 업그레이드
01 편집자가 만난 만화가 _ 강처럼 흐르는 이 시대의 만화 장인들 ∥ 김문환
02 만화가의 해외 진출 _ 아동용 만화가 아니라서 성공했다! ∥ 양여진
03 디지털 미디어의 등장과 만화의 미래 _ 새로운 미디어 시대, 새로운 만화가 온다! ∥ 박석환
04 만화가에 대한 궁금증 19문 19답 _ 만화가, 아는 만큼 보인다! ∥ 서홍석

부록 1 전국 만화 관련 대학 및 교육 기관
부록 2 국내 만화 관련 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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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소개

저자 : 나예리 외 16인

송상훈                김성모 작가의 문하생
나예리                『네 멋대로 해라』『특명! 1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될 50가지』의 작가
강경효                <살아남기> 시리즈, <보물찾기> 시리즈의 작가
박성우                『나우』『천랑열전』의 작가
김성모                『용주골』『대털』의 작가
장차현실        『색녀열전』『마님 난봉가』의 작가
고필헌                『쾌변만화 알타리 써비스』『애욕전선 이상없다』의 작가
박수인                『달나무의 고양이방』의 작가
모해규                모난돌 스튜디오 대표 겸 청강문화산업대학 교수로 『착한 그림책』의 작가
장봉군                한겨레신문 화백(시사만화가)
전진석                청강문화산업대학 외래 교수 겸 『천일야화』의 스토리 작가
오태엽                대원씨아이 ‘원 소스 멀티 유즈’ 사업부 부장
김성훈                만화평론가 겸 ComicBang.com의 운영 담당자
양여진                『세인트 마리』『주희주리』작가
김문환                (주)반디출판사 대표 겸 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 지도 교수
박석환                만화평론가 겸 (주)시공사 콘텐츠 연구실장
서홍석                『초인진』『용잡이』 작가
이상 원고 게재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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