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의 발견

주역의 발견

상수와 의리가 무너진 주역의 본질

저자 : 문용직
분야 : 인문/교양
출간일 : 2007-03-30
ISBN : 9788960510098
가격 : 16,000원

주역의 境界를 넘어 주역을 들여다보다! 이론과 논리로 추적한 주역의 본질 인생의 길 위에서 누구나 만나야만 했던 주역, 주역이란 무엇인가? 지금까지 역과 주역, 역경은 서로 뚜렷한 구분 없이 혼동되어 왔다. 역은 본래 점서(占筮)의 도구 또는 점서(占書)를 이르는 말로, 알려지기로는 주역(周易), 연산(連山), 귀장(歸藏) 등 세 개의 역이···

책소개

상수와 의리가 무너진 주역의 본질


주역의 境界를 넘어 주역을 들여다보다!
이론과 논리로 추적한 주역의 본질


인생의 길 위에서 누구나 만나야만 했던 주역, 주역이란 무엇인가?

지금까지 역과 주역, 역경은 서로 뚜렷한 구분 없이 혼동되어 왔다.
역은 본래 점서(占筮)의 도구 또는 점서(占書)를 이르는 말로, 알려지기로는 주역(周易), 연산(連山), 귀장(歸藏) 등 세 개의 역이 있었다. 오늘날 전해지는 것은 주(周)나라의 역(易), 즉 주역이다.

주역은 역경과 역전을 합한 것을 이르는 말이다.
1) 기원전 12세기경에 완성된 占만을 다룬 본문을 經이라고 하고, 약 700년 후 전국시대에 그 경에 붙여진 해설을 傳이라 한다.
2) 한나라에 이르러 해설 부분인 傳이 經의 지위로 높여지자 주역 전체를 역경이라고 부르는 명명법이 일반화되었고, 제1경전으로 존숭되었다.
3) 역, 주역, 역경을 엄밀하게 구별해야 하지만, 주역을 공부하여 인간사와 천지자연의 이치를 궁구하고자 하는 태도에서 고금(古今)이 다르지 않기에 서로 혼용해서 사용되고 있다.
4) 그러나 엄격하게 말하면, 역경과 역전을 합한 것을 주역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주역의 연구 갈래 -의리와 상수

주역 연구의 흐름은 크게 의리학과 상수학으로 나눌 수 있다.

1) 의리(義理)를 다루는 의리학은 인문적 관점인 철학에 치중한 연구로 공자가 그 정점에 서 있다. 그러나 공자도 상수를 멀리 하지는 않았다. 진나라 왕필(王弼)이 “뜻을 취하고 상을 잊는다(得意而忘象).”고 하며 象을 일소할 것을 주장한 이래, 상수는 크게 위축된 바 있다. 그러나 왕필도 상을 없애지는 못하고, 상을 보고 뜻을 얻은 다음에 그 상을 잊는다는 정도에 그쳤다.

2) 상수(象數)를 다루는 상수학은 인문이 아닌 자연과학적인 접근을 중시하는 것으로, 그 탐구를 상(象)과 수(數)로 한다는 것이다. 상과 수를 통하여, 즉 상이 계시하는 바를 철저히 궁구하여 미래를 아는 경지에 이르고자 한 것이다. 의리가 유학자들의 전유물이었다면, 상수는 시중으로 흘러가 술수(術數)로 변질되는 경향이 있었다.  

3) 상수와 의리는 역학의 두 바퀴였다 : 많은 연구자들은 상수에 집착해서 의리를 저버리는 것은 본래 주역을 만든 성인의 뜻에 어긋나며, 반대로 의리에 집착해서 상수를 버리는 것은 역경의 결정정미(潔淨精微) 정신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실 그 어느 학파도 이 중의 하나만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지는 않았다. 하나만 다루더라도 두 개의 바퀴를 융합하려는 노력이 암중에 있었던 것이다. 象과 數와 理가 하나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주역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일반인들은 주역을 난해하고 신비하며 현묘한 학문으로 인식한다. 또한 주역은 노자, 장자와 더불어 3대 현학(玄學)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주역은 정말 신비하고 현묘한가?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인간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고, 논리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고, 권위와 신비감의 본질에 대해 의문을 갖는 사람에게는 주역 공부는 전혀 어렵지 않다고 한다. 인간이 만든 주역, 왜 인간이 이해하지 못한단 말인가, 그를 힘써 강조하면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주역을 공부하고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내가 거처하고 있는 집을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집의 내부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지만, 밖에서도 집을 바라보아야 한다. (...) 주역을 알려면, 주역 속에서 헤매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못하다. 주역 밖에서도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다. 밖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그것은 주역을 아는(within) 것이 아니라 주역에 관해서(about) 이해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메타(meta) 주역의 관점을 지닐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렇듯 저자는 그동안 변함없이 행해 왔던 고답적인 주역 연구 방법에서 벗어나 주역 그 자체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것은 저자가 사회과학을 공부하였고, 20세기 인류의 진보가 가져온 여러 학문적 성과들을 ‘주역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적용할 수 있었던 덕분이다. 즉 일정 수준의 원본 비평을 가능하게 한 고고학적 발견, 의미 부호(즉 기호)와 무의미한 부호를 구별하는 기호학, 언어의 속성에 대해 알려 주는 인지언어학, 그리고 무엇보다 추론의 힘을 발휘하게 해 주는 논리학 등 제반 학문의 발전은 주역이란 무엇이고, 그 구조는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이제까지 주역에 대해 겪었던 혼동과 잘못된 이해의 원인은 어디에 있었는지를 밝힐 수 있는 힘을 주었던 것이다.


이 책을 통한 저자의 세 가지 논증 - 3천년 주역 논쟁사를 해결하다

주역에 대해서는 수없이 많은 주석과 해석, 철학이 난무한다. 170여 가문, 3천여 종에 이르는 글들이 쌓여 있다. 왜 그러한가? 저자는 수많은 주역 저술물이 서로 혼란을 겪는 근본 원인을 밝히고, 그 기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음의 세 가지 사실을 논증한다. 기준의 제시야말로 무엇보다 핵심이 아니겠느냐고 질문하면서.

1. 주역 철학은 왜 그리도 다양하고 많은가?
저자는 이에 대해 의미 없는 부호와 의미 있는 부호, 즉 기호를 혼동한 것이 원인이라고 단언한다.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호체나 착종복잡과 같은 주역의 상수학파가 활용하는 괘변 방식은 근본적으로 모순된 체계 위에 서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저자의 이러한 주장은 단순히 주장에서 그치지 않는다. 논리학자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를 원용해 주역 6획괘 형식이 근본적으로 형식주의 체계이기에 괘변을 활용하는 상수학파의 방법과 결론은 ‘참과 거짓’을 결정 불가능하게끔 만드는 모순된 결론을 가져온다고 논증하고 있다.    

2. 역경의 언어는 왜 그리도 모호하며 논쟁적인 단어가 많은가?
저자는 그 원인을 현대 인지언어학이 밝힌 은유의 속성에서 찾는다. 저자는 은유를 통하지 않고서 역경을 그린다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단언한다. 바로 그 은유의 속성을 헤아리지 못하고 역경의 언어를 이해하려 했기에 수없이 많은 해석의 오류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3. 점이란 무엇인가?
이 원초적이고 본질적이며 인간적인 질문에 대해 저자는 심리학자 융(C. G. Jung)이 만년에 제시한 개념인 공시성(共時性, synchronicity)을 인용하면서, 점이란 우주의 기본 조건인 “서로 간의 관계성”에 대한 개념적 대응(correspondence)임을 밝힌다. 즉, 점은 거울(mirror)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점의 예측력과 인간의 자성(自省), 그리고 반성력(反省力)이 하나의 다른 측면임을 밝힌다. 점은 미신이나 허황된 신비주의가 아니며, 점의 최소한의 조건을 아는 것을 전제한다면 우리는 지혜롭게 점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밝히는 주역의 구조와 내용 - 상수와 의리의 토대가 무너지다

이 책은 기존의 주역 연구와는 달리 논리와 이론에 근거해 크게 세 분야, 13가지 내용으로 주역의 구조와 내용을 밝히고 있다.
주역은 점서인 역경을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점의 본질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을 주저해 왔다.
역경의 음양으로 이루어진 6획괘에 대해서는 많은 오해가 있었다. 부호의 무의미를 의심하지 않았다.
역경은 언어로 이루어진 책이나 정작 언어의 본질에 대해서는 누구도 기준을 제시하지 못했다.

1) 占에 대해
   - 점서(占筮)는 그 결과가 독립적이다.
   - 8상은 본래 없었다. 전통적인 이해와 완전히 배치되는 것으로 그 증거가 제시된다.
   - 점사(효사와 괘사)는 8괘나 8상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 역경은 귀납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졌으며, 세상을 450개의 주제로 범주화한 것이다
   - 괘의 이름은 8상으로부터 오지 않았다. 그것은 통일성을 위해 일관성 은유를 사용한 것이며, 역경의 언어가 은유적 개념으로 이루어진 때문이다.
   - 역경 성립에 대한 가설이 고고학적 자료와 사상(寫像, mapping)을 중심으로 하나 제시된다.

2) 6획괘 괘변에 대해
   - 位와 正中 등 역전이 주된 철학적 기초로 삼고 있는 개념들은 근거가 없는 자의적인 주장이다.
   - 착종이나 방통, 8궁괘, 방원도 등 괘변은 모두 그 기초가 합리적이지 못하다. 특히 계사전의 태극설이나 8상설 등은 서로가 배치되는 주장이며, 또 믿을 만한 근거도 없다. 따라서 그런 방식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 역전의 철학은 자의적이다. 의미 있는 부호, 즉 기호와 의미 없는 부호를 구별 못한 탓이다.
   - 선천(先天)과 후천(後天)의 구별은 쓸모가 없으며, 납갑(納甲) 등 음양오행과 간지를 역경의 부호 체계와 섞는 방식은 오차가 크기에 바람직한 활용법이 될 수 없다.

3) 언어에 대해
   - 역경의 언어는 모호하지 않다. 역경은 은유적 개념을 주로 사용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신비적인 것은 조금도 없다.
   - 그동안 이견이 많았던 문자에 대해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한 뜻새김인지를 은유적 개념이 가진 근원영역의 구체성을 통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다.
   - 논란이 많았던 원형이정(元亨利貞)의 개념과 부(孚)에 대해서 해석하며 그 명확한 근거를 제시한다.


『주역의 발견』은 주역을 넘나드는 가치가 있다

이 책은 위와 같은 관점에서 기존 주역 학계의 갈등과 논쟁에 대한 해결 기준을 제시하며 주역이란 무엇인가, 역경은 어떻게 이해되어야 하는가를 논증하고 있다. 저자의 단정적인 결론은 간단해 보이지만 고금의 주역 연구 방법과 연구 결과를 부정하는 것이기에 그 무게는 만만치 않다.

하지만 저자는 이론과 논리에 의거해 역경과 역전은 서로 본질이 완전히 다른 텍스트임을 규명하였다. 즉 역경이 제의를 맡았던 무당들이 숱하게 물었던 점복(占卜)을 6획괘의 무의미한 부호를 지시사로 삼아 언어로 기록해 세상을 재현(再現)한 “재현의 세계”라면, 역전은 그러한 6획괘 무의미한 부호들의 집합에 어떻게든 내적 논리를 도입하여 세상 이치를 설명해 보고자 한 일종의 논문으로 “설명의 세계”라는 것이다. 이처럼 저자는 주역의 핵심인 역경이 점서이지 철학서는 아니라는 사실을 명쾌하게 지적하였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역경을 철학서로 읽고 있기에 숱한 오독과 오류, 난제와 당혹감에 봉착하고 있는데, 역경을 점서로 대할 때라야 비로소 주역의 본질을 꿰뚫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주역의 본질을 알아야만 오류로 점철된 철학을 바로 고칠 수 있을뿐더러 새롭게 세울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리고 덧붙인다. 그 동안 비록 모순된 전제 위에서 도출된 역전의 철학일지라도 결코 우리가 도외시할 것은 아니며, 충분히 관심을 기울일 만큼 뛰어난 철학적 세계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저자는 조심스런 주의를 잊지 않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철학을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3천 년 주역의 두 수레바퀴였던 상수학과 의리학이라는 두 개의 철학적 기반을 무너뜨리며 궁극적으로 철학의 길을 제시한다. 기준을 제시하고 전체를 하나로 묶고 논리와 이론에 기반하고 주역의 본질을 관념으로 풀지 않기에, 이 책은 단순히 기존 주역 연구에 대해 하나의 의견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차원의 책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기존은 물론이고 앞으로의 주역 연구에 있어서도 가장 기초적이고도 가장 폭넓은 철학적 성과가 될 것이다.

게다가 이 책의 가치는 주역에만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앞으로 고전을 어떻게 이해하고 또 철학을 어떻게 다루어 나가느냐에 대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참신한 견해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권위에 갇혀 있지 않은 이성의 힘을 강조하며 이러한 이성의 힘이 우리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리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주장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 주고 있다.


<차례>

머리말 6

1장  주역이란 무엇인가 1 25
占이란 무엇인가 27   공시성 37   주역의 구조 45   모든 占의 선택과 결과는 서로가 독립적이다 55

2장  서법과 역경의 성립 67
점서법 70  효에 높고 낮음이 없다 83   변괘와 괘변 92   숫자괘의 등장 - 象은 없었다 96   역경의 성립 109  
8괘와 8상 - 그 기원에 대해 133   괘의 이름에 대해서 - 괘사와 효사의 관계 153

3장  괘변, 그 모순의 체계 169
매혹적인 판단 방식, 괘변 171   괘변의 정의 186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와 괘변의 본질적 한계 188  
계사전과 8괘: 괘변의 연원 209   해석학적 읽기의 자의성 - 무의미에의 의미 개입 219  
선후천 8괘, 음양오행 226

4장  역경의 언어 237
역경의 언어와 은유 239   8상의 등장, 관계와 설명 265   논쟁적인 역경 언어의 기준 278
은유와 詩歌 285   古來의 의문들: 元亨, 利貞과 孚 289   나무 은유와 상하 은유, 상형문자와 표의문자 316

5장  주역이란 무엇인가 2 327
점과 언어, 부호 330   텍스트로서의 주역 337   역전은 권위 있는 해석인가 341   역경에 대해서 다시 한 번 347  
역경, 어떻게 읽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350   用九와 用六이 만들어 내는 세계의 크기에 대해서 356  
점을 쳐도 되는가 359   책 쓰면서: 술과 나, 너 364

후기 370   참고문헌 376   찾아보기 381

펼쳐 보기

저자/역자소개

저자 : 문용직

문용직은 한국기원 전문기사 五段이자 정치학 박사로 ‘세계 유일의 박사 프로기사’이다.
1959년 경북 김천 출생으로, 충암고와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83년 전문기사에 입단하였다. 이후 1988년 제3기 프로 신왕전에서 우승, 제5기 박카스배에서 준우승하는 한편, 학문에도 정진하여 1994년 서울대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희대, 서강대, 서울대, 이화여대, 충남대 등에서 한국정치론, 정당론, 정치통계학 등을 강의하였으며, 현재 「국민일보」와 「스포츠 투데이」 지에 바둑 칼럼과 관전기를 집필하고 있고, 인터넷 바둑 사이트 사이버오로에서 ‘나의 반상일기’와 ‘오로산책’을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 바둑에 대해 학문적 접근을 시도한 최초의 저작 『바둑의 발견』(부키, 1998) 외에 『수담과 무언』(2002), 『수법의 발견』(전10권, 2005)이 있고,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현직 국회의원 효과” 등 10여 편의 정치학 논문을 발표하였다.

관련도서

바둑의 발견
바둑의 발견-문용직

바둑의 본질을 규명한 최초의 이론서 바둑이란 무엇인가? "신(神)이 인간(人間)에게 내려준 최상···

바둑의 발견 2
바둑의 발견 2-문용직

다시 바둑이란 무엇인까? 바둑은 변해 왔다. 문화의 영향에 의해서, 게임의 논리에 의해서, 인간의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