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들은 어떤 교육을 받고 있을까?
아마존을 강타한 타임지 기자의 세계 교육 강국 비교 르포르타주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는 『Time』과 『The Atlantic』에 교육 칼럼을 기고하며 많은 주목과 찬사를 받은 아만다 리플리가 써 내려간 미국과 교육 강국에 관한 거대한 비교 프로젝트다.
아만다 리플리는 피사를 통해 미국 교육의 현실을 인식한 이후 장장 3년에 걸쳐 전 세계 교육 강국을 직접 방문하고, 400여 명의 교육 관계자를 만나고, 교환학생을 상대로 숱한 인터뷰와 설문 조사를 실시한 끝에 현장감 넘치는 교육 르포르타주를 완성했다.
미국을 충격에 빠뜨리며 현지에서 숱한 화제를 낳았던 이 책은 한국, 핀란드, 폴란드 그리고 미국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한국 독자들에게도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뿐 아니라 미국의 평범한 학생과 교육 전문가의 눈에 비친 한국 교육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방대한 자료 조사와 아이들의 생생한 체험이 어우러진 이 책은 교육 르포르타주의 걸작이라 평가 받으며 2013년 8월 출간 이후 지금껏 교육 분야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출판사 리뷰>
한국, 24시간 학교가 절대 끝나지 않는 나라
“아침 8시에 등교해서 오후 4시까지 수업을 받는다. 수업이 끝나면 보충수업을 듣고 학교 식당에서 저녁을 먹은 뒤 다시 야간 자율학습을 한다. 밤 9시에 학교 문을 나서지만, 발길은 집이 아니라 학원으로 향한다. 학원 교습 제한 시간을 정해 단속해야 할 정도로 늦은 시각까지 공부는 이어진다. 한국에서는 학교가 절대 끝나지 않는 것이다.”
1년간 한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생활한 열여덟 살 미국 청소년 에릭이 경악을 금치 못한 모습이다. 물론 우리에겐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일상이다. 그런가 하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다음과 같은 발언은 어떠한가.
“한국에서는 교사를 국가 건설자로 인식한다. 미국도 그와 같은 존경심으로 교사를 대해야 한다.”
2011년 대통령 신년 국정 연설을 듣던 미 상하원 의원 전원이 이 대목에서 기립하여 박수를 보냈다.
극과 극을 이루는 두 시선 가운데 우리 교육의 현주소는 어디쯤일까? 우리 아이들이 21세기에 필요한 인재들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입시 지옥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만 하는 것일까? ‘교육 낙원’이라고 알려진 핀란드와 우리는 무엇이 다른가? 중국 상해, 싱가포르, 홍콩 등이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한국 못지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폴란드, 에스토니아 같은 나라들마저 우리 뒤를 바짝 쫓는 상황에서 한국 교육은 국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교육은 온 국민의 화두이지만, 정작 우리 상황을 차분하게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다른 나라들과 종합 비교해 볼 기회는 흔치 않았다. 신년 벽두에 만나는 책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는 한국을 비롯해 핀란드, 폴란드 등 신흥 교육 강국들과 그 빛이 많이 바래기는 했으나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큰 권력을 지닌 나라 미국의 교육 상황을 속속들이 비교 취재한 걸작 논픽션이다. 주요 4개국 동시 비교라는 입체적 잣대는 21세기 글로벌 경쟁 체제에서 향후 우리 교육의 이정표를 세우는 데 커다란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 책을 통해 한국 교육의 장점과 가능성은 물론, 우리의 한계와 절망적인 현실을 객관적으로 재성찰해 보자.
타임지 교육 전문 기자, 미국 교육의 충격적인 현실과 마주하다!
『Time』과 『The Atlantic』에 교육 칼럼을 기고하며 많은 주목과 찬사를 받은 저널리스트 아만다 리플리는 2010년 어느 날 OECD(국제경제협력기구) 회원국 34개국을 포함한 세계 65개국 만 15세 학생 51만 명이 참가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의 결과를 분석한 표 하나를 보고 충격에 빠진다.
2009년 미국 학생들은 피사 수학시험에서 26위, 과학에서는 17위, 읽기/독해 능력에서는 12위를 기록했다. 미국 아이들과 세금을 내는 미국 시민들은 엄청난 시간과 돈을 낭비해 왔다는 결론을 피하기가 어려웠다. 미국이 세계 2위를 한 분야가 하나 있기는 하다. 그것은 바로 학생 1인당 교육비였다. -본문 44쪽
고등학교 졸업장 없이는 뉴욕 시의 환경미화원 자리도 얻을 수 없고 공군에 입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청소년의 4분의 1이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다시는 학교로 돌아가지 않는다.
미국보다 더 높은 고등학교 졸업률을 가진 나라가 없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2009년을 기점으로 미국은 무려 20여 개 나라에 앞자리를 내주었다. 미국이 졸업률 1위를 차지했던 영광의 시절은 그다지 먼 과거가 아니다. 어느 때보다 지식이 중요한 자산이 된 지금, 왜 미국의 아이들은 필요한 지식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어디까지를 다양성, 빈곤, 광대한 땅덩어리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 혹시 우리의 정책, 문화 혹은 정치인, 부모들이 문제의 원인은 아닐까? -본문 100쪽
그녀는 피사를 통해 미국 교육의 현실을 인식한 이후 공부로 세계 1등을 하는 나라들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장장 3년에 걸친 거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는 전 세계 교육 강국을 직접 방문하고, 400여 명의 교육 관계자를 만나고, 교환학생을 상대로 숱한 인터뷰와 설문 조사를 포괄했다. 방대한 자료 조사와 각 나라에 교환학생으로 간 아이들의 생생한 체험을 배합하여 완성된 프로젝트의 결과가 바로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이다. 이 걸작 교육 르포르타주는 2013년 8월 출간 즉시 아마존 서점을 강타하며 지금껏 베스트셀러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 책이 미국 사회에 던진 파장은 언론과 교육계, 정치권, 학부모로 범위를 넓혀 가면서 아직도 한창 진행 중이다.
한국, 핀란드, 폴란드, 세계 교육 강국으로 떠난 아이들과 저널리스트
이 책은 데이터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 애쓰는 탁상공론과는 결이 다른 현장감을 전해 준다. 저자는 미국에서 교육 강국으로 교환학생의 길을 선택한 아이들을 쫓아 직접 겪어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미국과 한국, 핀란드, 폴란드 간의 엄청난 차이를 생생히 전한다.
▶유토피아적인 핀란드 교육
오클라호마의 시골 마을에 사는 열다섯 살 소녀 킴에게 핀란드는 유토피아 그 자체였다. 킴은 쿠키를 굽고 육포를 팔아 스스로 유학 자금을 마련했다.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고 싶으면 핀란드로 가라!”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높은 행복지수(세계 2위)를 자랑하는 나라. 그 행복의 토양에는 높은 소득 수준과 그것을 가능케 하는 양질의 교육이 있었다.
핀란드의 교원 양성과정은 혹독하기가 이를 데 없다. 석사 학위 취득은 기본이고, 가장 어려운 코스로 학문을 마스터한다. 미국에서 교사가 되는 길은 다른 학문을 배우는 일보다 쉽다. 미국이 처한 곤경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내가 다닌 핀란드 학교는 학생들이 학교 자체와 교사진에 대한 대단한 존경심을 가질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한다. 교사들이 교육자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 학문적 엄격함을 견뎌야 하는 현실도 그러한 토양 조성에 일조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은 교사들이 얼마나 큰 성취를 이룬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다.” -본문 154쪽
실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교육 시스템 안에서 아이들은 과도한 경쟁이나 부모의 간섭 없이도 높은 학업 성취를 유지한다. 놀 땐 놀고 공부할 땐 공부하는 핀란드 친구들은 불평은 많고 공부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오클라호마의 친구들과는 너무나도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왜 그렇게 공부에 신경을 쓰는 건데?” 그 말을 들은 여학생 둘은 잘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킴을 쳐다봤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졸업하고 대학을 가서 좋은 직장을 구하겠어?” 킴은 고개를 끄덕였다. … 어쩌면 진짜 미스터리는 왜 핀란드 아이들이 공부에 신경을 쓰는가가 아니라 왜 오클라호마 아이들이 신경을 안 쓰는가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교육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본문 158쪽
킴을 통해, 그리고 핀란드를 돌며 여러 교육 관계자를 만난 저자는 핀란드 아이들이 학교를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학교가 진지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학교가 진지할 수 있는 이유는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동의 때문이라고 역설한다.
▶환골탈태한 폴란드 교육
반세기 사이 폴란드가 겪은 격변은 요약조차 불가능하다. 1989년 공산주의가 무너지면서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닥쳤고, 엄마들은 아이에게 먹일 우유조차 사지 못했다. 책과 음악을 좋아하고 2차 대전에 관심이 많았던 톰은 펜실베이니아에서 쇼팽의 나라 폴란드로 왔다. 이곳에서 그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폴란드에서는 항상 가장 낮은 점수가 1, 가장 높은 점수가 5이다. 시험을 볼 때마다 톰은 한 명이라도 5점을 받는 학생이 나오기를 기다렸지만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놀라거나 좌절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냥 책가방을 메고 다음 수업이 있는 교실로 향했다. 그는 게티즈버그에서 아무도 A를 받지 못하는 수업을 상상해 봤다. 그의 친구들은 그냥 포기를 해 버릴까, 아니면 더 열심히 노력을 할까? 톰이 보기에 폴란드 아이들은 실패에 익숙한 것 같았다. 사실 맞는 논리였다. 하는 공부가 어려우면, 수시로 실패하면서 배우는 수밖에 없다. -본문 120쪽
톰이 발견한 폴란드의 모습이 완성된 것은 불과 10년 사이의 일이다. 변화는 폴란드가 극심한 경제난에 허우적거리던 1997년, 교육부 장관에 취임한 미로스와프 한트케(Mirostaw Handke)가 벼랑 끝에 선 폴란드를 구할 이 획기적인 교육 개혁안을 내놓은 다음부터 시작되었다.
첫 번째, 개혁을 통해 시스템 전체에 엄격함을 주입한다. 교사들에게 너무 많은 주제를 짧은 시간에 다루고 넘어가야 하는 스트레스를 주던 옛 커리큘럼을 대체할 새로운 핵심 커리큘럼을 도입한다. 새로운 프로그램에서는 근본적 목표를 확실히 밝히되 세세한 사항은 각 학교의 재량에 맡긴다. 동시에 정부는 현 교사진의 4분의 1을 재교육하여 그들 자신의 교육 정도를 향상시킨다.
두 번째, 엄격함과 함께 책임을 지는 문화를 도입한다. 학생들이 제대로 배우는지 확인하기 위해 학교에 다니는 내내 정기적으로 표준화 시험을 본다. 미국 아이들처럼 자주는 아니지만 초등, 중등,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각각 표준화 시험을 보도록 했다. 수백만 명에 달하는 폴란드 학생들 전체는 동일한 시험을 본다.
세 번째, 아이들이 성취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기대 수준을 끌어올린다. 모든 아이들이 중학교 3학년 단계에 해당하는 1년을 반복하도록 했다. 15세 즈음에 직업학교와 대학으로 이어지는 학교로 가르는 ‘트래킹tracking’이라고 알려진 관행 대신 학생들은 모두 함께 16세가 될 때까지 같은 중학교에 다니도록 했다.
네 번째, 교사들에게 교과서와 커리큘럼을 선택할 자율권을 준다. 또한 교사 스스로의 직업 개발을 장려한다. 교사들이 직업 개발 정도가 그들이 받는 보너스에 부분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소득이 얼마인지에 따라 사람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국가에서 이러한 금전적 보상은 교사직이 더 이상 천한 노동자 계급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다. 교장들은 교사 채용에 전권을 부여받았고, 지방 교육 당국은 학교 건립을 포함한 모든 예산 편성과 집행권을 갖게 됐다.
그 결과 2000년부터 2006년 사이 폴란드의 피사 성적은 선진국 평균을 넘어섰다. 특히 읽기/독해 능력 점수는 29점 상승했다. 이는 한 학년 배울 분량의 4분의 3을 추가로 머리에 집어넣은 것과 같았다. 새로운 시스템 아래 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는 더 명확해지고, 결과를 이루는 방법은 더 자유로워졌다. 이 역학 관계는 핀란드를 포함해 결과가 극적으로 향상된 모든 나라와 효율적인 기관들이 공통점으로 갖는 특징이었다.
▶압력밥솥 같은 한국 교육
미네소타에서 부산으로 온 에릭은 입학이 예정된 대학 1학년 생활을 1년간 미루고 한국 고등학교에서 입시지옥을 절절히 체험한다.
수업이 끝나자 아이들은 잠에서 깨어났다. 10분밖에 되지 않는 쉬는 시간은 일분일초가 아까웠다. 여학생들은 책상 위에 앉거나 뒤집어 놓은 쓰레기통 위에 앉아 수다를 떨거나 전화로 문자를 주고받았다. 남학생 몇몇은 연필로 책상을 드럼처럼 때리며 놀았다. 다들 교실이 자기 집 거실이나 되는 것처럼 묘하게 편안해 보였다.
다음 시간은 과학이었다. 다시 한 번 학급의 3분의 1은 잠을 잤다. 거의 코미디를 보는 느낌이었다. 수업 시간에 저렇게 맨날 자면서 한국 아이들은 어떻게 그런 기록적인 성적을 낼 수 있었을까? 얼마 지나지 않아 에릭은 선생님이 들고 있던 등긁이의 용도를 알게 됐다. 그건 한국식 자명종이었다. -본문 91쪽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수학, 읽기/독해 능력, 과학 등 모든 분야에서 미국 아이들을 따돌린 똑똑하고 공손한 아이들을 상상해 왔던 에릭은 ‘수업 시간에 거리낌 없이 자는’ 한국 학생들의 실상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거기서 끝이 아니다. 한국의 아이들은 평일엔 하루 12시간 이상을 학교에서 지낸다. 거기다 미네소타 학생들보다 1년에 학기가 두 달쯤 더 길다. 에릭은 한 편의 서사시 같은 아이들의 일과를 들으며 두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어떻게 십 대 청소년들이 공부 외에 아무것도, 진짜 다른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 수 있단 말인가? 에릭이 본 이 기묘한 현상의 원인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정신없이 진행된 경제 성장 기간은 한국 부모들에게 일종의 복권 추첨 같은 기회를 제공했다. 아이가 제일 좋은 중학교에 들어가면 제일 좋은 고등학교에 들어갈 길이 더 쉽게 열리고, 그렇게 되면 제일 좋은 대학교에 들어갈 기회도 주어지는 것이다. 그 후에는 돈을 많이 받거나 존경받는 직업을 구할 수 있어서 가족 전체의 계층 상승이 가능해진다. 명문 대학의 정원과 모두의 선망이 대상이 되는 직장은 한정돼 있다. 복권 추첨은 점점 아동 철인 경기로 변신해 갔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그 안에 들어가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불만이 끊이지 않는 경기 말이다. 어린이들에게 적용되는 극단적인 실력 위주 시스템은 어른이 되면서 카스트로 굳어진다. 더 많은 대학들이 생겨났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최고 3개 대학에만 집착했다. … 배움의 동기가 되어야 하는 경쟁이 이제 그 자체가 목표가 되어 버린 것이다. -본문 99쪽
다른 나라들의 강점을 찾기 위한 프로젝트였지만 저자는 어쩔 수 없이 한국 교육이 앓고 있는 수많은 부작용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미국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학생 1인당 교육 예산을 메우고도 남는 사교육 시장, 사교육에 의존하는 한국 교육 성취도의 현실 그리고 성적에만 집착하는 사회의 갖가지 병폐에 대해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낸다.
어느 일요일 아침, ‘지’라는 이름의 십 대가 서울에 있는 자기 집에서 어머니의 목을 찔렀다. 그는 어머니가 학부모 면담을 가지 못하게 하려고 그런 짓을 했다고 자백했다. … 한국 사람들은 지가 저지른 일이 하나의 독립된 비극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 지의 시험 성적은 전국 1퍼센트 안에 든다. 그러나 절대 순위는 전국 4000등 정도다. 그의 엄마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전국 1등을 해야 한다고 고집을 피웠다고 한다. … 이 사건에 대해 많은 한국인들은 죽은 엄마보다 살아 있는 아들에게 더 공감했다. … 일부에서는 지의 어머니가 스스로 자신의 죽음을 불렀다고까지 말했다. -본문 102쪽
아동 철인 경기 문화는 전염성이 강하다. 공부를 하고 또 해야 하는 압력에 학생과 부모가 굴복하지 않고 버티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하면서도 그들은 줄곧 순위와 시험 점수에 집착을 하는 문화가 영혼을 파괴한다고 불평하고, 수면만 부족해지는 것이 아니라 제정신도 부족해진다고 호소한다. -본문 102쪽
2010년 앤드류 김은 400만 달러를 벌었다. 그는 한국에서 ‘록스타 강사’로 알려져 있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한 단어의 조합이다. 그는 20년이 넘도록 한국의 방과 후 교육기관인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 이 말은 전 세계 대부분의 교사들과는 달리 앤드류 김의 소득은 자신의 능력에 따라 결정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그를 찾는 수요는 엄청나다. … 그가 하는 일을 단순히 ‘과외’라고 부르기에는 그 규모와 정교함이 너무도 엄청났다. 김이 강의를 하는 온라인 학원 메가스터디는 한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회사다. 한국 학생 4명 중 3명은 사립 학원에 다닌다. 2011년 한 해 동안 한국의 학부모들이 이 사설 학원에 들인 돈은 180억 달러에 달해 미국 연방 정부가 마약 퇴치에 들이는 예산보다 많다. 이 학원 비즈니스는 골드만삭스, 칼라일 그룹, AIG 등이 투자를 할 만큼 수익성이 좋다. -본문 269쪽
수능을 앞둔 한국 사회가 에릭에게는 오직 최종 우승자만 살아남는 ‘헝거 게임’ 같았다. 저자 또한 한국에서 인터뷰한 모든 사람 가운데 단 한 사람도 한국 교육 제도를 칭송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그러나 수능 당일, 증권거래소가 거래를 미루고, 비행기가 항로를 바꾸며 경찰관들이 수험생을 실어 나르는 풍경을 통해 저자와 에릭이 동시에 느낀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강력한 희망의 메시지는 한국이 ‘교육은 나라의 보물’이라는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냈다는 사실이었다.
교육에 ‘아메리칸 드림’은 없다
한국의 교육부 장관에서부터 연 수입 40억 원의 학원 강사, 학원 교습시간 단속 공무원까지 심층 인터뷰하고 동행 취재하며 현장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이 르포르타주는 교육 제도나 정책에만 눈을 돌리지 않는다. 시스템 뒤에 숨어 있는 각 나라 사람들의 열정과 바람, 선생님과 부모의 역할을 면밀히 관찰하는 데 훨씬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각 나라에서 교사들이 어떤 존재로 인식되고 있으며, 어떤 과정을 통해 양성되는지를 비교해 보면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교육에 대한 부러움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명백히 알 수 있다.
한국 초등학교 교사들은 대학 수험생의 상위 5퍼센트만을 받는 10개 남짓의 대학 출신들로, 교사 훈련을 잘 받은 사람들이다. 6개국의 교사 훈련 과정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수학시험에서 한국의 중등 예비 교사들은 미국 예비 교사들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본문 104쪽
1980년대 말 교원 노조의 광고 문구에는 실로 숨을 멎게 할 만큼 강한 자신감이 깃들어 있다. “핀란드의 교사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전문인들이다.” 이런 주장은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가당치도 않은 말일 것이다. 예를 들어 핀란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노르웨이는 교육비 지출이 핀란드보다 더 많지만, 누가 교사가 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은 높지 않다. -본문 139쪽
교육 강국들을 관찰한 결과, 저자는 실력 있는 아이를 기르기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학부모 회의나 자선 바자회에 열성적으로 참여하라는 말이 아니다. 가장 똑똑한 아이는 교육의 질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가진 부모에게서 나온다.
21세기 초 현재 미국인이 생각하는 부모의 전형은 ‘PTA(학부모-교사 협의회) 부모’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PTA에 참여하는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지대한 관심이 있고, 무리를 해서라도 학교 행사에 꼭 참여하는 열성을 보인다. … 헌신적인 부모들은 바자회에서 컵케이크를 팔고, 축구팀 훈련에 나서는 한편,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많은 칭찬과 트로피를 뿌린다. 부모는 자녀의 치어리더이자 열혈 팬인 것이다. … 그러나 이 활동들이 자녀가 비판적 사고 능력을 갖추도록 도움을 주는지에 대한 증거는 별로 없다. 피사 시험을 본 대부분의 국가에서 PTA 부모들의 십 대 자녀들은 읽기/독해 능력에서 낮은 점수를 보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 부모들은 코치 역할을 한다. ‘코치 부모’들도 자녀들을 깊이 사랑한다. 그렇지만 그들은 학교 행사에 참여하는 것보다 집에서 아이들을 훈련하는 데 시간을 더 많이 사용한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고, 밥을 하면서 구구단을 외운 것을 물어보고, 더 노력을 하도록 박차를 가한다. 그들은 자녀를 교육하는 것이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본문 176쪽
교육 강국의 공통점은 교사, 학부모, 사회적 합의와 열정
이 책은 실패를 두려워하며 자유를 가장한 안일함을 고수했던 미국에 대비되는 한국, 핀란드, 폴란드의 엄격한 목적의식에 주목한다. 학습 단계의 마지막에 가장 중요한 시험이 있고, 거기서 나온 점수는 학생의 실력을 보여 주는 근거 그 자체다. 교사들은 높은 수준에 걸맞은 진지한 자세로 직무를 수행하고, 실력이 뒷받침될 때 학생과 교사에게 부여되는 자율성은 학교를 견디기 쉽고 열정적인 교육의 현장으로 만든다.
핀란드는 대입시험을 160년간 시행해 왔다. 그 시험은 아이들과 교사들이 명확한 공통의 목표를 위해 일하도록 동기부여를 하고 고등학교 졸업장에 의미를 부여하는 역할을 해 왔다. 한국에서는 대입시험 당일에 비행경로를 바꾼다. 폴란드 아이들은 밤에도, 주말에도 시험 준비를 위해 공부한다. 그리고 남자아이들은 양복과 넥타이를 착용하고 여자아이들은 정장 원피스를 입고 시험장에 온다. -본문 293쪽
변방의 한국은 전쟁을 통한 지독한 가난을 겪었고, 유럽의 작고 외딴 나라였던 핀란드의 유일한 자원은 끈기뿐이었다. 폴란드 또한 수난과 구원의 교향악이라 할 만한 역사를 가진 비극의 땅이다.
눈부신 교육적 성취를 이룬 이들 세 나라는 풍족한 천연자원도 광활한 영토도 없으며 전 국민적 실패를 겪어 보았다.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핀란드, 한국, 폴란드에는 모든 아이들이 세상에서 잘 살기 위해서는 고도의 사고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데 전 국민적 동의가 존재한다. 모두 위기를 경험한 다음 깨달은 해결책이었다. 좋은 의도만으로는 절대 이루어 낼 수 없는 정도의 국민적 동의를 끌어낸 것은 바로 경제적 이유에서였다. 일단 엄격함에 대한 동의가 이루어진 다음에는 모든 것이 변화했다. -본문 301쪽
3년여의 장기 취재를 통해 저자는 한국이나 핀란드, 폴란드 역시 복잡하고 많은 문제를 안고 있으며 미완성이지만 무엇이 가능한지를 보여 주는 사례라고 말한다. 좋은 성적을 내는 똑똑한 학생은 절대 학생 한 사람의 노력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교육에 대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 부모와 교육의 가치를 이해하는 정부의 노력 그리고 수준 높고 안정된 교사의 역할이 필수라는 것이다. 이 책은 부모, 학생, 교사 삼위일체가 교육의 가치에 대해 동의하고 그 열정이 교육 주체들에게 아로새겨질 때 비로소 세계적인 교육 강국이 탄생한다고 역설한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매년 1만여 명의 아이들을 미국이라는 낯선 땅으로 유학 보낸다. 보다 양질의 교육을 받게 하려는, 또는 과도한 입시 전쟁에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학부모들의 안타까운 선택이다. 그러나 정작 미국은 자체 교육의 낙후에 대해 대통령부터 학부모들까지 온 사회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무엇이 우리 학생들을 똑똑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우리가 가진 강점은 무엇이고 우리 교육은 앞으로 어떤 과제를 헤쳐 나가야 할 것인가. 항상 교육 백년대계를 외쳐 온 한국 사회이다. 미국을 뒤흔든 이 르포르타주가 이제 우리 교사와 학부모들의 가슴에도 선 굵은 파문을 일으켜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추천사>
“아만다 리플리는 보기 드문 객관성과 깊이 있는 통찰력으로 문제를 직시한다. 그녀는 세계의 ‘저쪽’에서 일어나고 있는 복잡다단한 현장을 생생하게 목격하고 미국의 교육을 어떻게 하면 향상시킬 수 있는지에 관한 실제적이고 손에 잡히는 교훈을 가지고 돌아왔다. 이 책은 한 사람의 부모로서, 또 교육자로서 지금까지 읽은 그 어떤 책보다 많은 통찰을 제시해 주었다.” -더그 레모브, 『최고의 교사는 어떻게 가르치는가』 저자
“저자는 심층적인 접근을 통해 다른 나라들의 피상적인 교육의 심연을 관찰 했다. 그리고 미국 교육을 완전히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데 성공했다. 이제 문제는 이 걸작이 제시하는 놀라운 관점이 독자들에게 진정한 변화를 이루려는 의지를 불러올 것인가 하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
“강렬하다! 미국 교육의 단점은 무엇인가? 미국 태생의 언론인인 아만다 리플리가 세계 여러 나라의 교육 제도를 토대로 그 해답을 밝힌다. 독자들은 이 얇은 책 한권 속에서 엄청난 통찰을 얻을 것이다.” -이코노미스트
“교육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세 명의 용감무쌍한 학생들이 다른 나라에서 얻은 경험과 깨달음을 따라가다 보면 미국의 교육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리플리의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실용적이면서도 힘이 되는 통찰력을 제공한다.” -월터 아이작슨, 『스티브 잡스』 저자
“이 책은 빈곤층에서부터 부유층까지 모든 계층 아이들의 학습능력이 충분히 발전할 수 있음을 직설적이고 간단명료하게 보여 준다. 상투적인 논조나 어떤 이데올로기의 방해 없이, 온전히 아이들의 경험에 비추어 쓴 책이다. -조엘 클라인, CEO, 뉴욕시 전 교육감
<차례>
프롤로그 수수께끼
그들은 혹시 로봇이 아닐까? | 정보원들
1 보물지도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사는 곳 | 시험 조종사 | 나의 피사 점수
2 떠나기
초대장 | “그 학생들은 적어도 노력은 하고 있으니까요.” | “그건 부자들이 하는 일이지. 우리는 그런 거 못해.” | 비프 저키에 담긴 꿈
3 압력밥솥
“사람 쏴 본 적 있어?” | 아동 철인 경기 | 부수적 피해 | 밀실공포증 한국
4 수학 문제
미네소타라는 곳
5 유토피아에 온 미국인
두 교사 이야기 | “왜 그렇게 공부에 신경을 쓰는 건데?” | “그런 걸 어떻게 모를 수가 있니? | 방과 후 생활
6 열정
적절한 부모의 역할 | 걱정 올림픽 | 수수께끼 등식 | 의지력
7 탈바꿈
폴란드의 기적 | 펜실베이니아에서 폴란드로 | 버뮤다 삼각지대의 아이들 | 연금술사 | 충격요법 | “뒤처져 있을 수는 없다!” | 미국의 영재들 | 플라톤의 동굴 | 근본적인 요소들
8 차이
가상현실 | 스트레스 테스트 | 핀란드의 흑인 | “모두 똑같다고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 공포심과 시장
9 400만 달러의 교사
최고 주식회사 | 학원과의 전쟁 | 학원 감시반과의 순찰 | 쳇바퀴로부터의 해방
10 귀환
폴란드제 미국 파이 | 첫날 | 미국의 대학 1학년 | 뉴저지의 한국인 | 쳇바퀴와 술꾼 학생 | 배낭이 없는 남학생들, F학점이 없는 여학생들 | 사막의 전사들
작가의 말
부록 I 세계 수준의 교육을 찾는 법
부록 II AFS 교환학생들의 경험에 관한 설문 조사
참고문헌 | 주 | 찾아보기
『Time』과 『the Atlantic』에 교육에 관한 글을 기고하며 작년 한해 가장 많은 주목과 찬사를 받은 미국 언론인이다. 그녀의 첫 번째 저서인 『the Unthinkable』은 15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으며 그녀의 글은 『Time』의 전미 잡지상 2회 수상에 큰 역할을 했다. 『Slate』 『the Wall Street Journal』 『the Times of London』과 함께 작업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워싱턴 D.C.에 위치한 뉴어메리칸파운데이션(the New American Foundation)의 선임 연구원을 맡고 있다.
서울대 영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 동시통역대학원을 졸업했다. 가족과 함께 영국에 살면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진화의 배신》 《랩 걸》 《인간의 품격》 《어떻게 죽을 것인가》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등이 있다.
조선일보 2014년 1월 25일자 정상혁 기자의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서평 기사 "공부해야 잘산다" 그 목표가 교육 强國 만들어
부산일보 2014년 1월 25일자 정달식 기자의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서평 기사 "한국의 교육은 압력밥솥과 같았다"
중앙일보 2014년 1월 25일자 고려대학교 권대봉 교수의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서평 (톱) [책과 지식] 우리 아이의 성공, 자기제어능력에 달렸다
경향신문 2014년 1월 25일자 홍상수 기자의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서평 기사(톱 기사) [책과 삶]오바마가 칭찬한 한국의 교육, 과연 그럴까
2014년 1월 24일 한국경제 최종석 기자의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서평 수업시간 잠만 자는 한국 학생들…어려운 수학 어떻게 풀지?
2014년 1월 24일 국민일보 김나래 기자의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서평(톱 기사) 공부만 하는 한국… ‘가파르게 오르다 뚝’
2014년 1월 23일 연합뉴스 김보경 기자의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외국인의 눈으로 살펴본 한국 교육의 명암
2014년 1월 22일자 헤럴드경제 정진영 기자의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서평 <새책>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