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딸아, ‘여자다움’ 아닌 ‘자신다움’ 찾아 세상에 맞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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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20 11:03
 
딸아, ‘여자다움’ 아닌 ‘자신다움’ 찾아 세상에 맞서라

“레고가 잘못됐어. 여자인데 파란색 바지를 입었어. 여자는 핑크, 남자는 파랑인데!”

어느 주말 오후. 레고를 갖고 놀던 딸 아이가 중얼거린 소리에 저자인 아빠는 화들짝 놀란다. 고작 여덟 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 머릿속에 벌써 ‘여자다움’ ‘남자다움’이라는 고정관념이 들어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아빠는 곧바로 딸과 함께 쇼핑센터로 달려가 핑크색 바지를 사 입는다. 자신의 상식과 다른 상황에 여전히 혼란스러워하는 딸을 보며 아빠는 자신다움을 찾아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자전거를 타자”고 선언한다.

‘딸에게 자전거를 가르쳐 주는 아빠를 위한 매뉴얼’은 아빠가 딸에게 자전거를 가르쳐주는 과정을 통해 이 땅에서 여자로 살아가면서 필요한 ‘인생의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다. ‘결심하기’ ‘자전거 구하기’ ‘연습 장소 물색하기’ ‘안전 장구 챙기기’ ‘실전 페달 밟기’ ‘단독 주행 연습하기’ ‘일반도로 주행 실습하기’까지 모두 7단계를 통해 자전거를 가르쳐주며 그 속에서 자연스러운 젠더 교육도 진행한다. 여성이 차별받은 역사적 사건, 저자가 겪은 에피소드, 영화 이야기 등으로 여성에 대한 편견과 그릇된 성 인식이 어떻게 틀렸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며, 딸이 세상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예컨대 저자는 여성 FBI 요원 콜린 롤리가 맨스플레인(Mansplain) 때문에 9·11 테러를 막지 못했다는 일화를 들려주며 “네가 자전거를 타겠다고 말하면, 수많은 남자가 네가 ‘원하지 않을 때’ ‘궁금하지 않은 것에 대해’ 설명하려고 들 거야. 그럴 땐 아주 ‘예의 바르게’ 물컵 같은 걸 확 뒤집어 버려”라고 강조한 뒤 “맨스플레인은 단순히 ‘잘난 척하는 일부 남성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남성이 여성보다 지적 능력이나 업무 능력에 있어 월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무형의 명백한 폭력이다. ‘우리는 대등한 관계에서 대화하는 사이가 아니니 너(여성)는 잠자코 들어라’는 침묵의 강요다”(36쪽)라고 지적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여성이 겪는 일’은 사실 대단한 내용이 아닐 수 있다. 너무나 익숙해서 어쩌면 일상처럼 보일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달라진 세상에서 자녀를 키우고 싶은 부모라면 반드시 인식하고 아이에게 알려줘야 할 내용이다.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젠더 교육서’일 수도 있지만 부모들을 위한 ‘페미니즘 입문서’가 될 수도 있는, 다양한 역할을 한다.

국제신문_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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